유럽, 트럼프 ICC 제재에 우려…"대화로 풀자"
EU 역내 제재 무력화 방안도 거론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은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재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ICC가 제재에도 임무를 계속할 방안을 찾기로 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EU는 ICC가 계속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로마규정 당사국 125개국 전부와 협력해 ICC의 독립을 지키고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U는 트럼프 행정부가 ICC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과 개인에 제시한 6개월 유예기간을 언급하며 "대화의 여지가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ICC 본부 소재지인 네덜란드의 롭 예턴 총리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제재 발효까지 대화할 시간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덴마크·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캐나다·일본 외무장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제재가 발동되면 재판소 업무와 헌신적 직원들, 그 가족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ICC를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재확인했다.
톰 베렌드선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하기 위해 차단규정 발동을 준비하도록 EU 집행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EU의 차단규정은 제3국이 부과한 제재를 역내 기업과 개인이 따르지 않도록 강제하는 조치다. 원래는 미국의 쿠바·이란 제재로 인한 유럽 기업의 불이익을 방지하려고 만든 제도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출범 직후부터 ICC 소속 법률가와 직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제재를 부과하며 ICC 해체를 주장했다. 이날은 ICC를 통째로 제재하고 동맹에도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
앞서 제재 대상에 오른 ICC 관계자 상당수는 이미 애플·아마존·페이팔 등 미국 기업 이메일과 금융거래 계정이 차단됐다. ICC는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비해 업무용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독일산 공공기관용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오픈데스크로 바꾸고 금융거래 제재도 우회 방안을 마련해두고 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