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20년만의 총선 일정 연기될 가능성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계획하는 20년만의 의회 선거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PA 부수반 후세인 알셰이크는 전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선거 연기를 시사했다.
이 서한에서 알셰이크 부수반은 "11월 28일로 예정된 총선거 일정의 근거가 됐던 정치적, 안보적, 경제적 여건이 예상과 달리 실현되지 않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선거를 치른다면 포용성, 참여의 자유, 선거 과정의 공정성 등에 영향을 미칠 근본적인 장애물을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알셰이크 부수반은 PA 관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구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의 이행을 통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과 이를 지지한 안보리 결의는 가자지구에 국제군 및 새 경찰력 배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포함한다.
PA 관리들은 "총선 날짜를 몇 달 뒤로 조정하고, 내부 여건 조성을 위한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고 알셰이크 부수반은 전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알셰이크 부수반은 선거일을 내년 9월 초로 조정하도록 마무드 아바스 PA 수반에게 권고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AP 통신도 팔레스타인 정파들이 총선 연기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와 연계된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고위급 관계자는 여러 정파가 선거 연기에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PA를 주도하는 파타당 측은 선거 연기 관측에 대해 확답하지 않으면서도 선거 시기가 "대화와 국가적 합의"를 통해 결정될 방침이며, 관련한 논의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지난 7월 아바스 수반은 총선을 11월 28일로 확정했다는 포고령을 냈다.
팔레스타인의 마지막 총선은 지난 2006년 1월에 치러졌다. 당시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저항을 기치로 내건 무장정파 하마스가 전체 132석의 의석 중 74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이 됐다.
그러나 1년 뒤 하마스는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 정파와의 유혈 충돌 끝에 파타를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장악했다.
이후 팔레스타인 의회는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고, 결국 2018년 말 팔레스타인 헌법재판소에 의해 공식 해산됐다.
올해 90세인 아바스 수반은 지난 2005년 1월 9일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됐다. 그의 공식적인 임기는 2009년에 종료됐지만, 이후 수반 선거가 거듭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현재까지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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