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24 EMR업체에 지원금 72억원…청구 실적 없어도 유지비 준다
연계율 3%에도 연계비 4억원 지급…내년 유지보수비만 21억원
"유지보수비 청구 실적에 연동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수련 기자 =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서비스 '실손24' 활성화를 위해 보험개발원이 전자의무기록(EMR) 업체에 70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계 실적이 저조한 업체에도 지원금이 지급되고, 연결만 되면 청구 여부와 무관하게 유지보수비가 나가는 구조여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실손24 출범 이후 참여한 61개 EMR 업체에 지급된 지원금은 총 72억4천만원이다.
EMR 업체는 병·의원의 진료기록과 처방·영수증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업체다. 실손24와 의료기관을 연결하려면 EMR 업체의 연계 개발이 필요하다.
보험개발원은 이들 업체에 전산 개발비 12억1천만원을 비롯해 의료기관 연계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확산비 31억4천만원, 서버 사용료 성격의 연계비 18억9천만원, 유지보수비 10억원 등을 지급했다.
문제는 실제 청구 여부와 무관하게 연결만 돼 있으면 연간 유지보수비가 정해진 기한 없이 계속 지급된다는 점이다. 내년도 유지보수비로는 총 21억3천374만원이 책정됐으며, 연계가 늘면 유지보수비는 더 늘어난다.
고객 의료기관이 가장 많은 A사는 총 8억4천246만원을 지급받았으며, 내년 연간 유지보수비로 5억8천496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 업체가 주력으로 하는 고객 의원 1만5천228곳 중 실손24와 연계된 곳은 절반에 못 미치는 7천344곳(48.2%)이다.
이 회사 자회사인 B사는 병원급 의료기관 등 연계비로 4억260만원을 지급받았지만, 실제 연계율은 3.4%에 불과했다.
실손24 요양기관 참여율이 높지만, 실제 연계율은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실손24 요양기관 참여율은 96.1%지만 실제 연계율은 47.7%에 그친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상이 된 동네 의원의 경우 전체의 97%가 참여했지만, 연계율은 29.6%에 불과했다.
실손24 운영 예산은 보험사가 매년 분담금을 내 마련하고 있어, 향후 운영비 증가가 실손보험 가입자 보험료에 반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내년도 실손24 운영 예산안은 343억원으로, 2025년(157억5천만원)에서 2.2배로 늘었다. 내년 EMR 업체·요양기관 유지보수비 예산만 56억4천만원이 책정됐다.
보험개발원은 2028년 이후에도 이용자 증가에 따라 운영 예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만 의원은 "EMR 업체 지원금이 연계 실적과 상관없이 매년 늘어나는 고정비로 굳어지고 있다"며 "그 재원이 결국 실손보험 가입자가 낸 보험료인 만큼, 유지보수비를 실제 청구 실적에 연동하고 지급 기간을 정하는 등 지원 기준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train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