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아프간 탈레반 최고지도자 이어 장관 2명도 체포영장
"여성 표적 박해…살인·고문·강간 관련 기본권 박탈·반인도적 범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최고지도자와 대법원장에 이어 장관 2명에 대해서도 여성 박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자세한 혐의 내용을 공개했다.
6일(현지시간) AP·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ICC는 아프간의 하비불라 아가 교육부 장관과 네다 모하마드 나딤 고등교육부 장관에 대해 반인도적 박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작년 같은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탈레반 최고지도자, 압둘 하킴 하카니 아프간 대법원장에 더해 탈레반 고위급 인사 4명이 ICC의 체포 대상이 됐다.
ICC는 이들 용의자 4명이 "소녀, 여성, 탈레반의 성별·성 정체성·성 표현 관련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성별을 이유로 박해를 가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살인, 감금, 고문, 강간, 강제 실종 등의 행위와 관련해 아프간 민간인의 기본적 권리·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정부 정책을 시행했다"고 ICC는 판단했다.
또 탈레반이 아프간 전 국민에게 엄격한 규칙과 금지 조치를 강제해왔지만, "특히 성별을 이유로 소녀·여성을 표적으로 삼아" 교육·사생활·가정생활, 이동·표현·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권을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ICC는 이들의 혐의를 공개하는 것이 진행 중인 수사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이들의 추가 범죄를 예방하고 국제사회의 아프간 상황 관련 협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탈레반은 2021년 재집권한 이후 만 12세 이상 여학생의 중등·고등 교육을 금지하고 여성에게 실외에서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 등을 착용하도록 강제했다.
또 여성에 대해 대부분의 직업 활동과 공원·미용실 등 이용을 차단하고 장거리 외출 시 남성 친족을 동반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인권을 억압하고 있다.
다만 현재 탈레반은 아프간을 장악하고 있고 ICC는 자체적으로 영장을 집행할 경찰력이 없기 때문에 이들 용의자가 실제로 체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ICC의 발표에 대해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정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아프간은 '국제재판소'라는 명칭을 내건 어떤 법원도 인정하지 않으며, 그 입장에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슬람 샤리아(율법)와 샤리아 법원의 판결에 따른다"고 밝혔다.
또 "그런 기구들이 자신들의 권한과 관할권을 넘어서는 주장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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