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BI, '대만 총통 아들 감시' 中스파이 혐의로 30대 여성 체포
"34세 중국계 부동산업자…상하이행 직전 LA 공항서 붙잡아"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 당국의 지시를 받고 미국에 거주 중인 대만 총통 아들을 감시하는 등 중국을 위한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완잉 장(34)을 체포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FBI에 따르면 장은 지난해 미 시애틀에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아들 및 그의 가족이 사는 집과 차량을 촬영하고 관련 정보를 중국 측 담당자에게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는 '헤더'라는 이름을 쓰며 캘리포니아주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활동하던 장이 중국 상하이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붙잡혔다고 밝혔다. 장은 중국계로 추정되며 정확한 국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중부연방지검의 빌 에세일리 수석 연방검사보는 장을 중국 정부를 위해 '미등록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했다.
에세일리 검사보는 엑스(X)에서 "그녀는 한 협력자와 이 여행을 조율했으며, 발각을 피하기 위해 첩보 활동 기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라이 총통의 아들 라이팅위는 미 워싱턴대학교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시애틀 인근 워싱턴주 보셀에 있는 필립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형적인 초국가적 탄압 사례"라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을 억압하고 위협하거나 심지어 해칠 목적으로" 자행되는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중국은 "이른바 중국 스파이에 대한 과장을 이용해 중국을 먹칠하고 비방하는 것에 항상 반대해왔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당국의 지시를 받은 중국계 또는 중국인이 미국에서 대만 고위 인사와 관련한 첩보 활동을 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캘리포니아에 사는 야오닝 쑨(65)은 중국 정부의 미등록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지난 2023년 차이잉원 당시 대만 총통의 캘리포니아 방문 때 차이 총통의 동선을 감시하고 지지·반대 시위대 사진을 촬영해 이를 중국 당국에 보고한 혐의로 올해 초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zhe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