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테러경찰 "공군기지 테러 모의 외국 연관성 조사중"(종합)
이란, 연관설 부인…"이란혐오 부추겨" 주장
피의자 5명 모두 영국 국적 20대 남성…전원 보석 석방
"주민 신고로 경찰 출동…사전 정보 파악했나 의문 제기"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미국 공군 폭격기가 사용하는 영국 공군(RAF) 페어퍼드 기지 인근에서 적발된 폭탄공격 모의 의심 사건을 수사 중인 영국 대테러 경찰이 외국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대테러 경찰 책임자인 로런스 테일러는 이날 "개인 또는 대리인이 외국 국가를 대신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각도에서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팀이 '지정학적 맥락'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열린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페어퍼드 공군 기지 인근에서 폭탄 테러 모의 의심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체포된 이후, 이를 수사하는 영국 대테러 경찰이 이란과 연계 가능성을 유력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다만 언론 매체들은 경찰이 러시아의 사보타주 공작이거나 이슬람주의 모의일 가능성도 함께 살펴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국 주재 이란 대사관은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이 페어퍼드 기지 인근에서 용의자 5명의 체포와 연관됐다는 일부 영국인과 언론 매체의 근거 없고 악의적인 추측을 단호히 부인하고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란 대사관은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이 이란 국민에 대해 저지를 범죄행위 이후 이같은 조작된 추측이 확산하는 건 영국 내 이란 혐오 선전을 부추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오해를 일으키고 해를 끼치는 언론 보도에 대응해 국가와 국민의 권리 및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적절한 법적 조처를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어퍼드 기지는 미국 공군이 이란 상대 군사작전에 이용하는 주요 기지로 미 공군 제501 전투지원비행단과 제420 항공기지대대가 주둔한다.
영국 경찰은 이번 사건을 중대 사건으로 보고 대테러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날 체포된 피의자 5명은 모두 런던 출신의 영국 국적 남성이며 연령은 23∼25세다.
테일러 책임자는 이들 5명이 '움직임이나 외부 접촉 등에 대해 가장 엄격한 조건의'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가 끝났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계속 조사받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피의자 5명이 석방된 것은 수사관들이 현장에서 뭘 발견하고 뭘 찾지 못했는지, 이들이 모종의 테러공격에 임박했던 것으로 보는 것인지 여부 등 새로운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당국이 이번 사건을 사전에 파악하고 저지한 것인지를 둘러싼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최근 위협이 늘어나면서 기지에서 보안이 강화되기는 했으나 이번에 이뤄진 것이 '정보 주도형' 체포 작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던 농민 한 명은 BBC와 인터뷰에서 모자와 복면을 쓴 남자들이 인근을 배회하다가 자신을 보고선 달아나기 시작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 농민은 "(신고) 10분 안에 마을이 무장 경관들로 꽉 찼다"며 "그들이 무슨 계획을 짰든지 내 신고가 그걸 막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신고자 진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사건 발생 소식이 전해지고 난 다음 취재진에게 "우리는 오랫동안 그들을 주시해왔고 잡았다"고 말한 것과는 차이가 난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이 사안과 관련해 영국 정부의 주요 안보 회의인 '코브라'(Cobra)를 주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