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선거 두달 지나도록 정부 구성 난항

입력 2024-08-23 22:24
벨기에 선거 두달 지나도록 정부 구성 난항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벨기에가 지난 6월 연방 선거를 치른 이후 새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연립정부 구성 협상단장을 맡았던 바르트 더 베버르 새플레미시연대(N-VA)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저녁 필립 국왕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필립 국왕은 사임을 수락하고 23일 N-VA를 비롯해 연정 구성을 논의 중이던 5개 정당 대표와 직접 만나 협의를 시작했다고 벨기에 왕실은 전했다.

지난 6월 9일 치러진 연방 하원선거에서 우파 민족주의 정당 N-VA는 득표율 16.7%(150석 중 24석)을 얻어 제1당 자리를 지켰다.

N-VA는 이후 자유주의 성향 개혁운동당(MR), 플레미시 중도좌파당 포라위트, 플레미시기독민주당(CD-V), 프랑스어권 중도당 레장가제 등 4개 정당과 연정 구성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N-VA가 제시한 노동·연금·조세 개혁안 가운데 자본소득세 도입안에 MR이 반대하면서 협상이 교착됐다고 벨기에 언론은 전했다.

벨기에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유럽연합(EU) 재정 규칙을 위반해 시정 절차를 밟고 있는 7개국 중 하나다.

지난 선거에서 알렉산더르 더크로 총리가 이끄는 자유주의 성향 열린자유민주당(Open VLD)은 득표율 5.4%(7석)에 그쳐 더크로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으나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벨기에는 2010∼2011년 연정 구성에 541일이 걸린 바 있다. 앞선 2019년 선거 이후에도 연정 구성까지 500일 가까이 걸렸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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