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로 에스크로 도입시 플랫폼 스타트업 위축 우려"

입력 2024-08-14 17:40
"티메프 사태로 에스크로 도입시 플랫폼 스타트업 위축 우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티메프 사태 관련 간담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티몬과 위메프(티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추진 중인 에스크로 제도(은행 등 제3자가 대금을 맡아둔 뒤 결제확정시 정산하는 시스템)가 플랫폼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14일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스페이스'에서 개최한 티메프 사태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들은 에스크로 시스템의 구축 및 관리 비용 등이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잇따라 지적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위메프·티몬 사태의 재발 방지 방안으로 에스크로 전면 도입과 정산 주기 단축 등 제도 개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다.

여행예약 플랫폼 트립비토즈의 정지하 대표는 "티메프 사태로 많은 공급자와 소비자가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므로 플랫폼에서 약자를 보호하는 수단으로 에스크로를 도입하는 것이라면 순기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에스크로를 플랫폼에 모두 도입하겠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그런 논의가 시작된 것만으로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생태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숙박상품을 예약할 때 보통 30일 전, 60일 전 등 예약하고 이 중 50%가 예약을 취소한 뒤 더 저렴한 플랫폼으로 이동한다"며 "PG사(결제대행업체)를 통해 우리에게 들어온 결제대금 중 50%에서 취소가 발생한다면 에스크로 도입 시 취소 금액을 누가 부담해야 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정 대표는 "규제가 우리가 앞으로 경쟁해야 할 많은 해외 플랫폼에는 적용될 수 없다"며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플랫폼들이 에스크로 제도 도입에 따른 반사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 온다의 오현석 대표도 "예수금 등을 잘 운용해 소비자에게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하고 그것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커가는 것이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스크로 제도에 대해 "여행 스타트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데 이러한 제재가 생기면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어렵고 국가경쟁력을 갖추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의 조용민 대표는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일부 기업의 일탈을 전체 기업으로 확장해 규제를 적용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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