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말할수 있다?…화웨이 매장서 '메이트60' 반도체정보 공개

입력 2024-07-16 16:51
이젠 말할수 있다?…화웨이 매장서 '메이트60' 반도체정보 공개

美 제재 속 기술 도약…상하이에 1조9천억원 들여 3만명 연구인력 R&D 센터 완공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지난해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 60'의 사양과 제조 공정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는 가운데, 최근 화웨이 유통업자들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직원들이 이제는 '메이트 60'에 탑재된 반도체가 하이실리콘의 '기린 9000s'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메이트 60' 시리즈를 출시하며 사양과 제조 공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해당 스마트폰은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7나노(㎚, 10억분의 1m) 고성능 반도체 '기린 9000s'를 탑재했다고 봤는데, 이제 매장 직원들의 입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화웨이는 2020년 발표한 스마트폰 '메이트 40' 시리즈에 대만 TSMC가 만든 5나노 공정의 반도체 '기린 9000'을 썼으나 이후로는 미국 제재로 TSMC 칩을 쓸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린 9000s'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가 제조했다.

통상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를 갖춰야 7나노 공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이 미국 주도의 통제 속에서 어떻게 이 프로세서의 양산에 성공했느냐에 이목이 집중됐다.

중국인들은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뚫고 7나노 공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장착된 '메이트 60' 시리즈를 내놓자 '중국 반도체 굴기'라며 열광했다.

화웨이가 최근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 '퓨라 70'에도 같은 7나노 공정 프로세서가 탑재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뚫고 기술 도약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상하이 160만㎡(48만평) 규모 부지에 화웨이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가 완공됐다.

지난 11일 중국 매체 제팡일보는 화웨이가 상하이시 칭푸구 진쩌에 건립한 연구개발(R&D) 센터의 이름을 '롄추 호수 R&D 센터'라고 명명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100억위안(약 1조9천억원)을 투자한 이 센터에는 8개 블록, 104개 건물이 들어섰다. 실험실, 사무실, 레저시설 등이 들어선 복합 시설로 부지 안에서는 내부 철도 시스템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앞서 지난 1월 칭푸구측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센터에서 약 3만명의 연구원이 반도체, 무선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등을 연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2021년 내부 회의에서 해당 센터를 외국인 과학자가 일하고 생활하기에 적합하도록 조성할 것이며 해외 젊은 인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100여개의 식당·카페 같은 편의시설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는 총매출의 23%인 1천647억위안(약 31조원)을 다양한 R&D 프로젝트에 투자했고, 전체 직원 55%인 11만4천명이 R&D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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