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우 시작됐는데…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늑장'

입력 2024-07-10 17:40
역대급 폭우 시작됐는데…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늑장'

국토부 소관 지하차도 중 28곳 설치 아직…"관급자재 수급 문제"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14명이 목숨을 잃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계기로 의무화한 진입차단시설이 아직 설치되지 않은 지하차도가 국토교통부 소관만 28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장마가 한창인 지금까지 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데 대한 여야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진입차단시설은 지하차도 안에 물이 15cm 이상 차오르면 차량 진입을 자동으로 차단해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다.

전국의 진입차단시설 설치 대상 지하차도 443곳 중 국토부 소관은 42곳이다. 42곳 중 이미 차단시설이 설치된 10곳을 제외한 32곳이 신규 설치 대상인데, 완료된 곳은 4곳뿐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설치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진입차단시설이 관급자재 품목으로 지정이 돼 있어 물자 수급에 애로가 있다"며 "7, 8월까지 가야 설치가 완료된다"고 답했다.

이에 "비 다 오고 난 다음에 우산을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태풍이 동반된 극한 호우 상황이 되면 차단막도 무용지물"(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오송 참사가 난 궁평지하차도를 방문해 진입차단시설 작동 상황을 확인해봤다는 이 의원은 "바람이 약간 불었는데도 차단막이 휘날리는 상황이었다"며 "국토부가 일관된 기준을 세워 태풍과 극한 호우에 대비할 수 있는 차단막이 제대로 설치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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