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中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 인도에 투자 대응해야"

입력 2024-07-09 11:00
무역협회 "中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 인도에 투자 대응해야"

무협 보고서…한국의 인도 투자 4.5억달러…日의 7분의 1 수준

"한·인도 CEPA 개정 통해 관세·비관세 낮춰야"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해외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3연임 성공으로 인도가 글로벌 생산기지로 한층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이 인도에 대한 투자 활성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모디 총리 3연임과 대(對)인도 투자 진출 진단'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구 14억3천만명으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이자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5위인 인도는 지난해 7.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성장하고 있다.

특히 서방의 탈중국 정책으로 인도는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공장으로 부상 중이다.

기존에 중국이 글로벌 가치사슬(GVC) 내에서 해왔던 '중간재 수입→수출 재화 생산→ 최종재 수출'의 역할이 탈중국 현상과 맞물려 인도로 이전되는 추세다.

2022년 아시아개발은행(ADB) 분석에 따르면 인도의 GVC 후방참여율은 23.1%로 모디 총리 집권 첫해인 2014년 20.5%와 비교해 2.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방참여율은 15.3%에서 15.7%로 0.4%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GVC 전방참여율은 총수출 중 자국 수출품이 외국 수출품 생산의 중간재로 사용되는 비중을, GVC 후방참여율은 해외 중간재를 이용해 자국 수출품을 생산하는 비중을 뜻한다.

인도와 비교해 중국은 중간재 자급률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GVC 전방참여율이 같은 기간 15.8%에서 18.2%로 2.4%포인트 증가하는 동안 후방참여율은 16.1%에서 17.5%로 1.4%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 급변 속에서 인도와 중국의 역할 변화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산업별로 보면 인도의 기초·가공금속(54.9%), 석탄·정제석유(50.6%), 운송기기(34.3%) 등의 후방참여율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간재를 주력으로 수출하는 한국 입장에서 인도 시장 공략 시 먼저 주목할 산업 분야"라고 밝혔다.

인도 시장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인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모디 총리 집권 첫해인 2014년 285억7천만달러 규모이던 인도에 대한 FDI는 2022년 523억4천만달러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산업별로는 컴퓨터, 건설 인프라, 재생에너지, 전력 등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 인도에 관한 관심은 높지만, 실제 인도 시장 진출은 다소 더디며 인도 투자를 위한 대응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5월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 157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 68.1%가 향후 5년 내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응답 기업의 74.5%는 모디 총리 3연임이 경영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일 것이라 답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의 전체 FDI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0.7%에 그치는 등 아직 진출은 미미한 상황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인도 투자액은 지난해 4억5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일본의 인도 투자액 31억200만달러의 7분의 1 수준이다.

조의윤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인도는 외국인 투자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동시에 반덤핑, 인도표준기구(BIS) 강제 인증제도와 같은 무역기술장벽(TBT) 등 보호무역 조치도 강화하고 있다"며 "인도 시장 선점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통해 관세 및 비관세 장벽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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