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까지 불 밝힌 외환 딜링룸…환율 급등락은 없어
거래시간 연장 첫날 풍경…은행들 '야간 데스크' 가동하며 비상 대기
최상목·유상대, 현장 방문…외환당국 "시스템 원활히 작동" 평가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준서 한지훈 민선희 기자 = 외환거래 시간 연장 첫날인 1일 각 시중은행 딜링룸은 밤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실시간 거래에 참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부터 원/달러 거래 마감 시간이 오후 3시 30분에서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로 늘어남에 따라 외환 관련 부서 실무자들은 일제히 퇴근을 미루고 비상 대기했다.
특히 각 은행에서 심야 외환 거래와 후방 지원을 맡은 '야간 데스크' 소속 직원들은 오후 5시께 출근해 밤을 지새우며 시장 상황을 지켜봤다.
우려와 달리 갑작스러운 환율 변동성 확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주간보다는 비교적 적은 거래량 속에 환율은 글로벌 달러에 연동되는 흐름이었다.
이날 오후 10시 2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오른 1,382.7원에 거래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1,379.3원)보다는 3.4원 오른 수준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자와 팔자 사이 호가가 10전 정도로 좁게 유지됐다. 가격이 촘촘한 편"이라며 "거래하기 좋은 장이 이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물환 시장에서는 시중은행과 외국은행, 지방은행을 비롯해 증권사 등 국내 기관들이 주로 거래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환율이 튈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나 아직 그런 상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장중 미국의 6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예정됐지만,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들은 당분간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적응 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야간 데스크 운영 체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 등의 현지 법인과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딜링룸을 비공개로 방문해 외환거래 현황을 점검했다.
당국자들은 이 자리에서 관계자들을 만나 외환시장 구조 개선의 원활한 추진과 외환·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역할을 당부했다.
앞서 기재부와 한은 등 외환 당국은 시중은행과 12차례에 걸친 시범 운영을 통해 거래 시간 연장에 대비해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외환거래 시스템이 문제 없이 원활히 작동했다"며 "거래 유동성도 적정 수준에서 공급됐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당번을 정해 2인 1조로 야간 근무 중"이라며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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