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주 핵무기 배치 금지 문제로 미국과 접촉 중"
"미, 아태지역에 중거리 미사일 배치하면 대응"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11일(현지시간) 우주에 핵무기 배치하지 않는 문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국제기구에서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현지 기자들과 만나 "국제 플랫폼, 특히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추진하고 있는 뉴욕(유엔)에서 우리 대표단은 실질적으로 접촉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측에서는 모든 수준에서 철저히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랴브코프 차관은 "우주도 물론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만 그곳에는 어떠한 무기도 있으면 안 되며 공격 무기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주에 무기를 배치하려고 한다는 미국의 주장은 러시아를 비방할 구실을 찾으려는 시도"라면서 "러시아는 우주에 대한 국제적 의무를 완전히 수행하고 있고 공격 무기 없이 우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미국이 이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점점 우크라이나 안팎에 직접 개입하고 갈등의 당사자가 돼 가는 상황에서 (미국과 우주 충돌을 막는) 군사적 소통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우주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다.
미국은 우주 배치용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가 안가라-A5 로켓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과 관련,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우주를 오직 평화적인 환경으로 보존하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유럽 등 세계 어느 지역에라도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을 구체화할 경우 러시아는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유예를 폐기하는 것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1987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했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하며 INF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에 INF가 금지한 미사일의 개발을 유예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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