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 美 인플레 강세에도 7일째 상승

입력 2024-02-14 06:12
[뉴욕유가] 美 인플레 강세에도 7일째 상승

(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소식에도 중동의 불확실성으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95센트(1.24%) 오른 배럴당 77.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7거래일 연속 올랐다. 7일간 상승률은 7.73%에 달한다. 유가가 7일간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6일까지 9거래일 연속 오른 이후 가장 오랫동안 오른 것이다.

이날 종가는 올해 1월 2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1월 인플레이션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큰 폭으로 올랐으나, 유가는 오름세를 유지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이는 직전 달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인 0.2% 상승보다 높았다.

1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상승해 전월의 3.4% 상승보다는 낮았으나, 2%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WSJ 예상치인 2.9% 상승보다는 높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전달과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3.9% 올라 전월과 같았으나 WSJ의 예상치 3.7%를 상회했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104.877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보다 0.7%가량 오른 것이다.

통상 달러가 오르면 유가는 하락한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해외 트레이더들의 원유 수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재개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해당 협상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이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일각에서는 6주간의 일시 휴전안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지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올해 원유 수요 증가량 전망치를 유지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OPEC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내년 원유 수요는 하루 18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모두 전달 전망치와 같다.

다만, OPEC은 올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7%, 내년은 2.9%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보다 각각 0.1%포인트씩 상향한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WTI 가격의 브렌트 가격 대비 할인 폭이 홍해 사태에 따른 운임 상승으로 이전보다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브렌트와 WTI 가격 차이가 올해와 내년 모두 평균 배럴당 5.30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기존의 4.50달러~4.60달러에서 상향했다.

WTI 가격은 북미 지역의 원유 가격 벤치마크이며, 브렌트유는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지역의 벤치마크이다.

양대 벤치마크의 가격 차이는 수급 펀더멘털에 따른 것으로 둘 간의 스프레드가 확대된 데는 지역적인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고 골드만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이들은 홍해에서의 "원유 흐름의 차질로 선박들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선박 수요가 늘고, 지역 간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원유시장의 구조적 강세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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