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맹국, 우크라와 한달전 '종전 구상' 비밀회의
우크라이나 자위권 등 원칙만 공감…진전은 없어
'평화공식 회의' 일원 중국은 불참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미국과 동맹국들이 한 달 전 우크라이나가 참여한 가운데 종전 구상을 주제로 비밀회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와 주요 7개국(G7) 등의 국가안보보좌관이 비공개로 모여 '평화 계획'을 논의했다.
작년 세 차례에 걸쳐 열린 '우크라이나 평화공식 국가안보보좌관 회의'(평화공식 회의)의 멤버였던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의 고위 관리도 이번에 참석했다.
소식통은 회의 개최 자체가 비밀에 부쳐진 것을 두고 "각국이 회의 참여를 더 편안하게 느끼도록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평화 공식을 진전시키기 위한 계획과 러시아와 잠재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원칙에 대해 자유롭고 솔직한 토론이 가능해졌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자국 방어 권리와 국제법 준수 필요성 등 원칙론에 동의했을 뿐 실질적인 논의에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G7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협상과 관련해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나, 다른 국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와 직접 대화해야한다는 요구가 나왔다고 한다.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대표를 이 비밀회의에 파견하지 않았으며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브라질은 서면 의견서만 제출했다. 러시아는 평화공식 회의와 마찬가지로 초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참가국 사이에서는 중국이 불참한 것을 두고 러시아와의 긴밀한 유대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러시아 측은 이번 비공개 회동을 두고 "웃기는 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사우디 등은 논평을 거부했다.
스위스에선 14일 제4차 평화공식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우크라이나는 이 회의를 통해 러시아군 철수와 정의 회복, 핵 안전과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 10개 항으로 된 '평화 공식'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종전 구상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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