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인스타, 팔 사용자 계정에 '테러리스트' 표기했다가 사과
메타, '팔 지지 게시물 검열' 비난 속 "자동 번역 과정에서 생긴 오류" 해명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모기업인 메타가 일부 팔레스타인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프로필에 '테러리스트'라는 단어가 표기된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문제는 한 테크 전문 매체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영어 단어 팔레스타인과 팔레스타인 깃발 이모티콘, '신께 찬양을'이라는 뜻의 아랍어 단어(alhamdulillah)가 표기된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자기소개 문구를 영어로 자동 번역하자 "신께 찬양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이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엉뚱한 문장이 나왔다.
한 틱톡 사용자는 이번주 초 이 같은 오류를 게시하면서 다른 문구를 조합해도 여전히 '테러리스트'로 번역됐다고 했다.
메타 대변인은 메타의 일부 플랫폼에서 "잠시 부적절한 아랍어 번역을 초래한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사과했다.
자동 번역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호주의 디지털 권리 보호 단체인 EFA의 파하드 알리 사무국장은 메타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주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그는 "이런 디지털 편견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우리는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그는 자동화 수준, 자동 번역 훈련 세트의 문제인지, 번역 도구의 인적 요소로 인해 야기된 문제인지 명확한 것이 없다면서 메타가 더 분명하게 밝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시작된 뒤 메타는 플랫폼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검열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메타는 지난 18일 블로그를 통해 전쟁이 시작된 뒤 플랫폼에 퍼지는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콘텐츠의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에 가짜 뉴스 차단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해 왔다.
메타는 하마스를 '위험한 조직'으로 규정하고 이 단체를 찬양하는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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