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가뭄에 설탕부족…가격 뛰자 브라질산 수입키로
전 세계 설탕 가격 12년 만에 최고 수준
"브라질산 들어오는 데 2개월 걸려"…높은 가격 당분간 계속될 듯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엘니뇨로 인한 가뭄의 영향으로 농작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설탕 부족의 우려가 커지자 브라질산 설탕 수입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CNBC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인도네시아의 설탕 가격은 1㎏에 1만5천400루피아(약 1천337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상승한 것이며 정부가 설정한 상한 가격(1만4천500루피아·약 1천259원)보다 약 6%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설탕 가격이 뛰는 것은 엘니뇨에 따른 가뭄으로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나 태국 등의 설탕 생산량이 줄어 국제 설탕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은 지난달 1t당 750달러(약 101만원)를 넘겼다.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이 20% 감소했던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가다.
지금은 700달러(악 94만4천원) 내외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발표한 세계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세계 설탕 가격 상승은 엘니뇨 현상으로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촉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올해 설탕 생산량이 줄고 가격 상승으로 수입도 난항을 겪으면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 식품회사 ID푸드는 현재 설탕 비축량이 5만t에 불과해 국내 설탕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연내 25만t의 설탕을 조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ID푸드는 브라질에서 설탕 12만5천t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설탕 수입국 중 하나다. 주로 가까운 태국이나 호주, 인도에서 수입한다.
하지만 인도도 날씨의 영향으로 설탕 생산량이 줄자 설탕 수출을 규제하고 있으며 태국 역시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뛰고 있어 두 나라 대신 브라질을 택한 것이다.
문제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간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이다. ID푸드 측은 브라질산 설탕이 인도네시아에 들어오기까지 거의 두 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인도네시아 국내 설탕 가격도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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