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서방무기로 크림반도 타격"…러 레드라인 넘었나
흑해함대 공격 때 장거리 순항미사일 '스톰섀도' 사용설
우크라 공격 시인…러, 장거리무기 지원에 '전쟁개입 간주' 경고해와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의 러시아 요충지를 공격하면서 서방 무기인 스톰섀도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이날 앞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반도 세바스토폴의 조선소를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세바스토폴은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대형 선박 한척과 잠수함 한척이 완전히 파괴돼 복구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우크라이나 한 정보 당국자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당국자는 공식적으로는 "우리는 공격에 쓰인 무기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익명의 서방 및 우크라이나 소식통들은 이번 공격에서 영국제 순항 미사일인 스톰 섀도가 쓰였다고 스카이뉴스에 밝혔다.
스톰 섀도는 영국이 올해 초 지원한 공대지 장거리 순항 미사일로 사거리가 250㎞에 달한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6월 헤르손주와 크림반도를 잇는 다리가 공격받았을 때 스톰 섀도가 쓰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는 스톰 섀도 공격 가능성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앞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전쟁 개입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해왔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에서 순항 미사일 10기 중 7기는 공중 요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수함 1척이 완파된 것 외에도 군함 2척이 파손됐으나 수리를 거쳐 완전히 복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당시 무인 보트 3척도 공격에 가세해 러시아 순찰선 한척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공격은 개전 이후 세바스토폴에 가해진 최대 규모 공격이라고 한 우크라이나 해군 은퇴 장성이 로이터에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세바스토폴에 주둔한 러시아 흑해 함대를 노리고 폭발물을 실은 수중 드론 등을 투입해왔다.
다만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인 오데사에서 세바스토폴까지는 거리가 300㎞에 달한다는 점에서 실제로 스톰섀도가 공격에 쓰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우크라이나 군은 공격 직후에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다가 나중에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13일 아침 세바스토폴 부두에서 적의 해군 자산과 항구 시설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통상 크림반도나 러시아를 노린 공격에서 공개적으로 배후를 자처하지 않던 것과는 이례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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