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성과 분명하나 중국의 한계도 노출"
WSJ "중국이 글로벌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의미 아냐"
"첨단장비 접근 안 돼 반도체 제조장비 직접 만들어야 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큰 진전이며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무력화했다는 등의 평가가 나오는 등 큰 반향과 화제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의 이번 돌파구는 기술 경쟁에서 여전히 중국의 한계 또한 보여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주 5G 성능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새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Mate 60 Pro)를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화웨이는 2019년 첨단 반도체 접근을 제한하는 미국의 제재 이래 주로 4G 휴대전화를 판매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 제재 조치 당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2%를 점유했지만, 지난해 2%로 급락했다. 여기에는 부분적으로는 제재로 인해 나온 저가 브랜드 '아너'(Honor)는 제외됐다.
WSJ은 이번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화웨이와 중국 반도체 산업에 축하해야 할 이유도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전문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가 이 신제품을 분해한 결과, 내부의 메인 칩은 소위 7nm 공정에 필적하는 기술이 사용됐고, 중국 최대 칩 제조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에서 제조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이미 더 첨단인 3nm 칩을 대량 생산하는 만큼, 이는 선도업체들에 비하면 여전히 몇 세대나 뒤처져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직면한 한계를 고려하면 큰 진전이라는 것이다.
SMIC는 최첨단 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에 접근할 수 없지만, 반도체 회로 구성 기술인 '멀티패터닝'같은 일부 구형 공정을 이용해 이들 반도체를 만들었다.
물론 이 공정에는 비용이 더 들고 생산 수율이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돌파구는 미국의 제재가 중국 정부와 업계 사이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도록 자극제가 됐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계도 뚜렷하다는 게 WSJ의 판단이다.
화웨이와 SMIC는 멀티패터닝 공정을 써 기껏해야 한 세대만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또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손에 넣기 어려워 더 앞으로 나아가는 게 더 힘겨울 수도 있다.
제재 역시 더 강화돼 더 구식 장비까지 포함될 수 있으며, 규제 또한 더 엄격해질 수 있어, 중국으로서는 반도체 제조에 더해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반도체 제조 장비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수출 통제가 실패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특정 스마트폰보다는 전체적인 접근법에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WSJ은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은 미국 제재를 고려하면 중요한 성과"라면서도 "중국의 반도체 산업과 중국의 더 넓은 기술 생태계가 가까운 미래에 미국과 그 파트너들보다 뒤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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