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가입에 이집트 언론 "부족한 달러 의존 감소·투자 기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가 24일(현지시간) 이집트 등의 회원 가입을 승인한 데 대해 이집트 언론은 달러 의존도 감소와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집트 국영 일간 알아흐람은 브릭스 신규 가입으로 이집트가 4가지 측면에서 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 기사를 내놨다.
알아흐람은 우선 브릭스 가입으로 이집트 경제의 달러 의존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브릭스 홈페이지를 인용해 "브릭스 회원국들은 국제 무역을 위해 대체 통화 구축, 글로벌 국제 상품 가격 책정 과정에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이어 "달러 지위 약화는 1년 반 동안 극심한 달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이집트와 같은 나라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대체 통화를 채택함으로써 이집트는 2026년까지 우려되는 달러 부족분(170억달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집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단기 자금 이탈로 극심한 외화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2월 이집트에 대한 30억 달러(약 4조원)의 확대금융(EFF, Extended Fund Facility) 지원을 승인했다.
이집트는 환율 유연화 등 구제금융을 위한 나름의 조처를 했으나 핵심 이슈인 민간 부문의 경제활동 비중 확대(군부 비중 축소) 등이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 속에 IMF의 금융지원은 실행되지 않고 있다.
알아흐람은 또 이집트가 브릭스에 가입할 경우 자국에 대한 획기적 투자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브릭스 회원국의 대이집트 투자 규모가 2020∼2021년 6억1천만달러(약 8천억원)에서 2021∼2022년 8억9천만달러(약 1조2천억원)로 45.9% 증가했다는 점을 투자 유치 확대의 근거로 제시했다.
또 신문은 이집트가 지난 3월 가입한 신개발은행(NDB)의 역할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NDB는 브릭스 회원국인 중국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신흥국과 개도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2015년 출범한 개발은행이다.
신문은 브릭스 회원국들이 NDB를 서방 중심의 세계은행(WB)과 IMF를 대체할 국제기구로 승격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자국에 대한 구제금융을 지연시키는 IMF의 상황과 대비시켰다.
알아흐람은 이어 브릭스 가입 시 러시아, 중국, 인도 등 회원국들과 무역을 더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며, 밀과 쌀 같은 식량을 포함한 전략 물자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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