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없는 태평양 솔로몬제도·바누아투, 국방군 창설 검토
호주, 지원 의사…"우리는 태평양 국가 군사력 확장시 의지할 수 있는 나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군대 미보유국인 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와 바누아투가 자국 방위군 창설을 고려하고 있으며, 호주 정부가 이를 돕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지난 19일 호주 ABC와의 인터뷰에서 솔로몬제도가 국방군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솔로몬제도를 위한 결정이며 호주는 솔로몬제도와 협력해 방위력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말스 장관은 또 바누아투 역시 국방군 창설을 검토한다며 "우리는 태평양의 국가들이 군사력을 확장하길 원한다면 호주가 의지할 수 있는 나라임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태평양 도서국 모임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18개 회원국 중 솔로몬제도나 바누아투 등 13개 국가는 자국 군대가 없다. 이들은 경찰력으로 치안을 유지하며 대외 국방은 사실상 호주 등에 의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솔로몬제도는 이전부터 자국 방위군 창설을 희망했으며, 이런 도움 등을 받기 위해 2019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중국과 치안 지원은 물론 유사시 군대도 파견할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했다.
반면 호주와는 안보 협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호주와 솔로몬제도는 2017년 8월 자연재해와 각종 안보 위협이 발생할 경우 호주 경찰과 군인 등을 솔로몬제도에 배치할 수 있는 안보 조약을 체결했지만, 솔로몬제도는 이 협정을 연장할지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호주는 중국이 솔로몬제도를 통해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솔로몬제도가 현 정부의 열망인 군대 창설을 검토하자 군대 창설을 토와 중국과의 군사 협력을 막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방위군이 머내시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 정권의 안정과 연장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2021년 11월 솔로몬제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호주는 질서 유지를 위해 방위조약에 따라 300명이 넘는 호주 연방 경찰과 호주 방위군 등을 솔로몬제도에 파견하기도 했다.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의 테스 뉴턴 케인 박사는 "호주와 솔로몬제도가 이 계획을 추진하더라도 솔로몬제도 국민들이 이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지역의 수많은 정치인과 시민 사회는 군사화가 필요하지 않다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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