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에 노인까지 동원?…푸틴, 동원 상한연령 대폭 높인다

입력 2023-07-19 16:46
수정 2023-07-19 16:51
우크라전에 노인까지 동원?…푸틴, 동원 상한연령 대폭 높인다

하원 통과 법안 푸틴 승인할 듯…'핵무기 사용' 논란도 격화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의회가 우크라이나전에 동원될 수 있는 예비역 상한 연령을 최대 10년까지 늘리면서 70세 남성도 소집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18일(현지시간) 예비역 동원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내용을 담은 '군복무법 개정안'을 제3차 최종 독회(심의)에서 통과시켰다.

관련 법안은 상원 심의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거쳐 채택될 예정이다.

개정 법안에 따르면 의무 복무를 마친 예비역 남성이 다시 군에 동원될 수 있는 상한 연령은 기존 45세에서 55세로 10년이나 늘어났다.

고급 장교(영관급)와 초급 장교(위관급) 출신 예비역의 동원 상한 연령도 각각 60세와 55세에서 65세와 60세로 5년 높아졌다.

다만 장성급 예비역의 동원 가능 연령은 그대로 70세로 유지됐다.

의회의 동원 가능 상한 연령 조정은 17개월째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할 군인들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법률 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러시아 반정부 성향 매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최소 4만7천명의 러시아 군인이 전사했다.

이는 옛 소련이 근 10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1979~1989)에서 잃은 군인 수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물론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전 전사자가 6천여명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전 투입 병력 보충을 위한 추가 동원령 발령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러시아인들 사이에선 전쟁 장기화로 병력 손실이 커지면서 조만간 2차 동원령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예고 없이 예비역 동원령을 내리자 수십만 명의 소집 연령대 남성들이 러시아를 탈출한 바 있다.

더타임스는 이번 법률 개정이 우크라이나전과 관련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논란이 가열되는 등 전쟁 양상이 격화하는 가운데 추진되는 점에 주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렘린에 자문을 제공하는 모스크바의 싱크탱크인 '외교·국방정책 평의회' 명예 의장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지난달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도록 러시아가 핵 위협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노력이 실패할 경우 푸틴 대통령이 유럽 도시들에 대한 핵 공격을 명령해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제한적 핵공격이 이루어지더라도 미국은 전면적 핵전쟁으로 미국 도시들이 파괴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보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외교·국방정책 평의회 자문위원 28명이 카라가노프 의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자문위원들은 성명서에서 "제한된 핵 분쟁이 관리되고 세계적인 핵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는 무책임의 절정"이라면서 "이는 모든 인류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죽이라는 독특한 제안"이라고 비난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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