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끝났다"…금리 인하 시기는
"PF대출과 전세대출 상환 문제로 추가 금리 인상 어려워"
"내년 1분기 또는 2분기 금리 인하 시작"…"올해 11월부터 인하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언제 시작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6일 증권가에선 한은 금통위가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적어도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13일 열린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연 3.50%의 기준금리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이는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 수준까지 둔화한 데다, 새마을금고 사태 등 금융 불안과 경기 상황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다만 금통위원 6명 모두 기준금리를 3.75%로 추가로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물가 안정이 지속하면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가 2%대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물가뿐 아니라 금융 안정과 자금 유출 여부도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때 따져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상 기조는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는 요인이다.
윤지호 BNP파리바 연구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전세대출 상환 문제 등 금융 안정 위험으로 한은의 매파적 발언이 실제 올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올해 남은 세 차례 회의(8월, 10월, 11월)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내년 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이번 금통위를 보면서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끝났으며, 올해 말 금리 인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상반기 물가상승률을 2.5%로 예상하는 한은 입장에서 보면 연말 전후 금리 인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BNP파리바는 한은이 내년에 3분기까지 0.25%포인트(p)씩 네 차례 인하해 기준금리를 연 2.5%로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만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연 3.5%로 동결하고서 내년 1분기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2분기로 예상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금리를 일찍 인하하면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금융 불안이 커질 수 있으며, 연준에 앞서 금리를 인하하면 원화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내부에선 여전히 올해 말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존재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통화정책 움직임과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점검하면서 연말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으나 물가 상승기여도가 큰 식품과 외식 서비스 물가 상승 둔화로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은 평균 2%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한은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물가 안정화 신호가 분명해지면 금리 정상화 차원의 인하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11월 한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도 "세계 각국이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불안과 씨름하고 있어 통화완화를 촉발한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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