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밀착 시진핑에 "조심해라" 직접 경고
"위협은 아닌데 우크라전 뒤 기업 600곳 러 철수"
서방 대중투자 철수 압박에 시진핑 말없이 듣기만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3월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서방의 대중국 투자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직접 경고한 사실이 공개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시 주석에게 '조심하라'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나는 '이것은 위협이 아니다. 이건 의견(observation)이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들어간 뒤 600개 미국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그리고 당신은 내게 당신네 경제가 유럽과 미국의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심해라. 조심해라"라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고 한다.
시 주석은 올해 3월 20∼22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최대급 예우로 시 주석을 맞이했다. 당시 러시아 국영 매체들은 양국 관계가 "역사적으로 최고점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시도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최대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시 주석의 발언이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치면서 다른 한편에선 내실 없는 만남이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인도 뉴델리에서 화상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다시금 얼굴을 맞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고에 시 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묻는 말에는 "그는 귀를 기울였고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알아보셨다시피 그는 완전히 러시아쪽으로 가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나는 우리가 이걸 헤쳐나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이런 대화를 나눈 시점과 방식은 아직 명확히 전해지지 않았다.
이번 인터뷰는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반도체 장비 대중수출 통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갈등이 증폭되는 가운데 진행됐다.
다만, 미국은 날로 첨예해지는 중국과의 전략경쟁 속에서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7일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승자독식의 방식이 아닌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는 공정한 규칙에 기반한 건전한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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