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학자들 "중국 애국주의 교육법, 반대의견 진압 목적"

입력 2023-06-28 19:06
대만 학자들 "중국 애국주의 교육법, 반대의견 진압 목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추진하는 '애국주의 교육법'은 반대의견을 진압하려는 목적이라고 대만 학자들이 지적했다.

28일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학자들은 해당 법이 중국 국내외에서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정치적 의견을 억누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태평양엘리트교류협회의 왕즈성은 중국이 '대만 문제'를 위해 이런 식의 접근을 채택했으며, 양안(중국과 대만) 양측이 역사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동일한 전통을 따르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측면에서 해당 법의 통과는 중국 정부 기관이 대만을 상대로 '통일 전선' 선전을 강화할 법적 근거를 준다고 말했다.

양안정책연합 우서치 연구원은 해당 법이 사람들 사이에 애국심을 고취하고 중국인들에게 '대만은 중국의 일부'임을 세뇌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개념을 정당화하는 것은 중국인을 겨냥한 선전 노력이며 대만인들이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는 거의 혹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역시 최근 몇 년간 홍콩인들의 중국 정체성 인식을 강화하기 위해 애국주의 교육에 힘을 줬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내달 1일 시행되는 반간첩법과 애국주의 교육법 같은 중국 공산당의 일련의 입법은 중국 당국이 어떠한 반대의 목소리도 진압하려고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만 정부는 중국으로 여행가는 대만인들에게 현지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경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법제업무위원회 짱톄웨이 대변인은 "26∼28일 열리는 전인대 상무위 제3차 회의에서 애국주의 교육법 초안을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짱 대변인은 "애국주의 교육법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삼아 애국, 애당, 사회주의 사랑을 통일적으로 견지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중국몽(中國夢·중국의 꿈)을 선명한 주제로 삼고, 애국주의 교육 규율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게 없지만, 중국중앙TV(CCTV)는 이 법이 인터넷 이용자, 학생, '해외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며 홍콩·마카오·대만 주민을 겨냥한 맞춤형 조항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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