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싱크탱크 "北 핵탄두 30기 보유, 50∼70기 조립 가능"

입력 2023-06-12 12:03
수정 2023-06-12 21:18
스웨덴 싱크탱크 "北 핵탄두 30기 보유, 50∼70기 조립 가능"

SIPRI "전세계 '사용가능' 탄두 86기 증가…中 1년새 350→410기"

"전체 재고는 줄었지만…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사고위험 커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가 30기로 1년 전보다 5기 늘어났으며,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는 50∼70기에 이른다는 추산치가 나왔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년도 연감(SIPRI Yearbook)에 따르면 북한은 올 1월 기준으로 핵탄두를 30기 보유해 1년 전보다 5기 늘린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 4월 미국과학자연맹(FAS)이 밝힌 추산치 '30기 이상'과 일치한다.

SIPRI는 "북한의 핵무기 관련 정보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면서도 "북한은 50∼7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핵분열 물질을 생산했을 수 있지만, 실제 조립한 핵탄두는 30기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IPRI는 전 세계적으로는 핵탄두 수가 줄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속에 중국을 중심으로 '사용 가능'한 핵탄두 수가 늘었다고 집계했다.

전 세계 핵보유국이 가진 핵탄두 수는 지난 1월 기준 1만2천512기로 1년 전(1만2천710기)보다 소폭 줄었다.

하지만 만든지 오래돼 해체 예정인 핵탄두를 제외한 '사용 가능성이 있는' 핵탄두의 양은 9천576기로 86기 증가했다.

SIPRI가 핵보유국으로 분류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이다.

사용 가능 핵탄두 증가분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 추정치는 작년 1월 350기였는데 1년 사이 410기로 60기(17%) 늘어났다.

SIPRI는 중국이 핵무기 현대화와 확장에 나서면서 핵무기 보유량을 계속 늘릴 것으로 보이며, 군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약 10년 뒤에는 미국이나 러시아에 맞먹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IPRI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부선임연구원인 한스 크리스텐센은 "중국은 유의미한 핵무기 확장을 시작했다"며 "이런 추세와, 국가안보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핵전력만 보유하겠다는 중국의 선언적 목표를 일치시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경우 전체 핵탄두 재고는 지난해 5천977기에서 올해 5천889기로 88기 감소했으나 사용 가능 핵탄두는 4천477기에서 4천489기로 12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보유한 핵탄두 총량은 5천244기로 작년(5천428기)보다 줄었으나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는 3천708기로 1년 전과 동일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 세계 핵무기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SIPRI는 양국의 핵무기 보유량이 핵군축조약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의 한도 안에서 유지되고 있으나 러시아가 지난 2월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뒤로 양국 모두 핵전력과 관련한 투명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SIPRI는 "미국과 러시아가 퇴역 핵탄두를 해체하면서 전체 핵탄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사용 가능한) 운영 핵탄두 감축은 전 세계적으로 정체돼 그 숫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또한 양국은 핵탄두와 미사일, 항공기·잠수함 등 (핵무기) 전달 체계, 핵무기 생산 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고비용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인도의 핵탄두가 160기에서 164기로, 파키스탄은 165기에서 170기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SIRPI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핵 군축 논의가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핵보유국 간의 의사소통 채널이 닫히거나 거의 작동하고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 중 하나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긴장을 지정시키고 군비경쟁 속도를 늦추기 위한 세계 정부의 협력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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