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국 무기 수출액 2배로 늘어…카타르·사우디가 큰손

입력 2023-05-22 15:42
수정 2023-05-22 17:44
작년 영국 무기 수출액 2배로 늘어…카타르·사우디가 큰손

우크라이나에는 재고 무기 3조8천억원어치 '지원'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안보 불안이 높아진 가운데 영국의 무기 수출액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영국이 외교적으로 비판적 자세를 보이는 중동의 권위주의 국가들에 대한 무기 수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무기 수출액은 작년 85억 파운드(14조원)로 전년 41억 파운드(6조7천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국 정부가 무기 수출액 집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이처럼 영국의 무기 수출액이 많이 늘어난 것은 아무래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주변국의 안보 불안이 가중되면서 각국의 국방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2015년 영국의 무기 수출액은 직전 고점인 69억 파운드(11조3천억원)를 찍었는데, 당시엔 시리아 내전이 터졌다.

그런데 작년 영국의 무기 수출의 절반가량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권위주의 국가로 향했다.

작년 카타르의 영국 무기 수입액은 27억 파운드(4조4천억원)로, 이 중 24억 파운드(4조원)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로부터 최신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구매하는 데 지출됐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 수개월 전인 작년 8월부터 전투기들을 인도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작년 11억 파운드(1조8천억원)에 달하는 영국 무기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는 주로 미사일과 관련 부품들을 수입했는데, 이들 유형의 무기는 사우디가 예멘을 포격할 때 주로 쓰던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가디언은 사우디 연합이 2015년부터 예멘 내전에 개입해 영국 등지에서 보급받은 유도 미사일 등으로 민간인에 대한 폭격을 일삼았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인 무기거래반대운동(CAAT)의 샘 프리먼 연구원은 "작년 영국의 무기 수출 통계를 보면 영국 군수산업은 분쟁을 겪는 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권위주의적인 정권을 무장시키기 위해서도 밤새워 일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한편, 영국은 작년 우크라이나에는 무기 재고 23억 파운드(3조8천억원)어치를 지원했는데, 이는 무기 수출 통계엔 포함되지 않았다.

작년 우크라이나의 영국 무기 수입액은 4억 파운드(7천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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