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中 리튬 생산서 '노예 노동' 암시…中 반발

입력 2023-05-01 11:55
캐나다 총리, 中 리튬 생산서 '노예 노동' 암시…中 반발

트뤼도 "우리 리튬은 노예 노동 사용하지 않아 비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중국의 리튬 생산과 '노예 노동'을 연결 짓는 발언을 해 중국이 반발했다.

1일 홍콩 명보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 미국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캐나다의 리튬 생산 증가 노력에 대해 언급하면서 중국이 '노예 노동'을 통해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가 리튬 자원이 풍부하지만 중국이 지난 수십년간 전략적 선택을 통해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리튬은 더 비싸다. 우리는 노예 노동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실제로 준수하길 기대하는 환경적 책임을 내세우면서 원주민들에게 생활 임금을 지불하고 안보와 안전 규정을 지키며 그들과의 파트너십 아래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그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아 값싼 리튬을 공급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리튬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가벼운 금속으로 통한다. 색깔 때문에 '하얀 석유'로도 불린다. 애초 유리와 세라믹 산업에 사용됐으나, 이차전지가 부각하면서 전기차, 휴대전화, 노트북 등 각종 전자기기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부상했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트뤼도 총리의 발언에 대해 "사실을 완전히 무시한 흑백논리"라며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 100년간 많은 원주민을 노예로 만들었던 캐나다가 노예 노동과 강제 노동을 비난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자국 공급망 강화를 꾀하면서 특히 중국을 겨냥해 중요 광물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 정책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 리튬·니켈·구리·우라늄 등 캐나다 핵심 광물을 겨냥한 해외 국영기업들의 거래행위에 대해 예외적인 경우에만 승인하도록 관련 지침을 엄격히 강화했다.

이어 11월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리튬업체들에 투자 중인 중국 기업 3곳에 대해 투자 철회를 명령했다. 이들 중국 기업은 캐나다 소재 파워메탈과 리튬칠레, 울트라리튬 등에 투자해왔다.

당시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계속 환영하겠지만, 국가안보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위협하는 투자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면서 "기업들과 협력해 우리와 이해관계·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들의 FDI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CFR 연설에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우리에게 뭔가 가르침을 줬다면 그것은 우리의 공급망에서 탄력성, 신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권위주의의 부상에 맞서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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