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총장, 금주 러시아 방문…우크라 원전 안전 합의 타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서 5일 러 관계자 만날 예정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원전 안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5일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방문한다고 IAEA 대변인실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칼리닌그라드에서 러시아 측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잇단 포격 속에 방사능 안전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돼온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담보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발트해 연안의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역외 영토로, 리투아니아 및 폴란드와 국경을 접한 지역이다.
그로시 총장은 작년 12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바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주변을 비무장 안전 구역으로 설정하자고 제안하고 구체적 현실화 방안을 찾으려는 목적이었다.
앞서 그로시 총장은 같은 의제를 들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기도 했다.
그러나 안전 구역 설정 방안은 이후로도 진척을 보지 못했다.
원전 부지를 작년 3월 이후로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반면 시설 운영은 우크라이나 원전 기업이 맡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두 교전 당사국은 안전 구역을 조성할 구체적 방안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원전 운영권을 둘러싼 양국 간 다툼이 끊이지 않았고, 원전이 속해 있는 자포리자주(州)는 최근에도 공방이 이어지는 격전지가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로시 총장은 지난달 29일 취재진을 만나 자포리자 원전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원칙을 수립하고 그에 동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원전 안전 구역을 설정하자는 제안에서 한발 물러나 원전 시설 자체의 안전만이라도 두 교전국이 약속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원자로 및 관련 시설에 대한 포격 금지 등 몇 가지 원칙을 만들어 합의하자는 것이다.
그로시 총장의 이번 칼리닌그라드 방문은 이 같은 제안을 놓고 논의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그는 작년 9월 이후 두번째로 자포리자 원전 주변을 시찰하기도 했다. 당시 그로시 총장은 "원전 주변의 군사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원전 안전 원칙에 동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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