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민주주의정상회의 맞서 연일 美인권 비판 보고서 발표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정상회의(29∼30일) 개최를 즈음해 사흘 연속으로 미국의 인권 관련 문제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30일 관영 통신 신화사는 '미국이 난민과 이민자 인권을 침해한 사실과 진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타전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이민국가'임에도 역사적으로 아프리카계, 아일랜드계, 일본계, 동유럽계, 중남미계 이민자 등에게 차별적인 처우를 했다고 썼다.
보고서는 특히 금세기 상황과 관련, 2001년 9·11 동시다발 테러 직후 구금됐던 아랍계와 이슬람교도 등이 대부분 경미한 이민법 위반으로 추방된 일, 지난해 6월 미국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남미 출신 이민자 53명이 트레일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세계 곳곳에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고 전쟁을 발동해 대규모 인도적 재난과 난민 위기를 초래하고는 책임과 결과를 다른 나라에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29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와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에는 '미국이 국내외에서 임의 구금을 시행한 사실과 진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실렸다.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가혹 행위 및 부당한 구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관타나모 수용소 문제 등을 열거했다.
또 28일 중국 내각인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022년 미국 인권침해 보고'라는 제목의 문서를 통해 미국내 총기 난사 빈발, 약물 남용 사망자 증가, 인종 갈등 및 소수 민족 차별 등과 관련한 통계와 동향을 소개했다.
중국이 연일 미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보고서를 낸 것에는 미국 주도로 29일부터 영상으로 열리고 있는 제2차 민주주의정상회의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어 보인다.
민주주의 진영이 직면한 위기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21년 미국 주도로 시작된 이 회의에 대해 중국은 자신들을 견제할 미국 주도의 '이념 연대' 구축 시도로 간주한 채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민주주의정상회의에 대해 "미국이 공공연히 이념으로 선을 긋고, 분열을 조장하며, 민족정신을 모독하고 짓밟는 것"이라며 "미국의 '가짜 민주주의'와 '진짜 패권'의 본질을 드러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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