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물 부족 위기…유엔 물 총회 46년만에 열린다

입력 2023-03-22 12:00
기후변화로 물 부족 위기…유엔 물 총회 46년만에 열린다

22~24일 뉴욕 유엔본부서…한화진 장관 등 정부대표단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물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총회가 1977년 이후 46년 만에 열린다.

환경부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2~24일(현지시간) 유엔 물 총회(Water Conference)가 열리며 여기에 한화진 장관을 비롯한 정부대표단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유엔이 물 문제를 논의하는 총회를 열기는 1977년 아르헨티나 마르 델 플라타에서 열린 이후 46년 만이다. 이번 총회는 네덜란드와 타지키스탄 정부가 주최하고 유엔 경제사회처(DESA)가 주관한다.

마르 델 플라타 총회에는 118개 국가·지역 대표들이 모여 '모든 사람은 경제사회적 위치와 관계 없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양과 품질의 식수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보장하도록 노력하자는 '마르 델 플라타 행동강령'(Action Plan)이 승인됐다.

물론 세계적으로 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이번 총회에 앞서 유엔이 발간한 'UN 세계 물 개발 보고서 2023'에 따르면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정 내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식수가 부족한 사람은 20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선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현 추세라면 2030년에도 16억명이 안전한 식수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은 "물은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를 달성하는 데나 지구와 사람의 건강과 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물 관련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경로는 놀랄 만큼 궤도를 이탈해있고 이는 전체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심각한 데도 물 총회가 거의 반세기 만에 열리는 이유로 국제물관리연구소(IWMI) 레이철 맥도널 부사무국장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간단히 말하면, 지금까지 물 문제는 단독으론 지속가능한 개발 관련 의제들 중 높은 위치를 점하지 못해왔다"라면서 "다만 현재 문제가 너무 끔찍하고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 46년을 더 기다릴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라고 말했다.

물만을 전담하는 국제기구가 없는 점도 총회가 늦게 열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번 물 총회에서는 2030년에는 담수 수요가 공급의 40%를 넘어 '물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위기를 해결하고자 진행 중인 '제2차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물 행동 10년(2018~2028)' 중간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한 개발 4가지 목표 중 하나인 '건강하고 안전한 물관리'(SDG6)를 지원하기 위한 공약을 담은 '물 행동 의제'(Water Action Agenda) 구성도 기대된다.

한 장관은 23일 물 총회 본회의 때 기조연설에 나서 기후위기가 빠르게 심화하는 데 맞춰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국의 역할을 약속하고 정책과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24일에는 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다자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다. 이번 업무협약은 동남아시아 최대인 메콩강 하류 물 문제 해결에 협력하고자 체결된다.

24일에는 환경부와 유네스코가 공동 개최하는 '과학 기반 국제사회(글로벌) 물 평가' 고위급 회의도 개최된다.

한 장관은 "이번 물 총회를 통해 SDG6 달성을 위한 우리나라 역할을 확대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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