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기 수출 감소, 전쟁 대비 비축 징후 가능성"
홍콩매체 "中,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 국내수요에 더 집중"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무기 수출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이는 중국이 전쟁에 대비해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3일(현지시간) 발간한 '2022년 국제 무기이전 동향' 보고서에서 2018∼2022년 중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직전 5년(2013∼2017년)보다 23%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3%에서 5.2%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은 독일을 제치고 미국(40%), 러시아(16%), 프랑스(11%)에 이어 세계 4위 방산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반면 2018∼2022년 중국의 무기 수입 규모는 직전 5년(2013∼2017년)보다 4.1% 늘어났다. 러시아산 무기가 83%로 수입 무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하이 정법대 니러슝 교수는 중국의 무기 수출 감소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내 수요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CMP에 "대만 문제, 인도와의 국경선 문제, 최근의 중·일 관계 등 중국 본토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은 악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언제나 대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현재의 환경은 참으로 평화롭지 않다"며 "그렇기에 중국은 전쟁에 대비해 군사 자원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국 내 수요 증가와 함께 중국의 방위 산업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영향을 입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 교수는 "팬데믹 기간 인력 부족 탓에 군수품용 원자재와 공산품의 수송이 중단됐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생산이 계속 중단된 것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18∼2022년 중국산 무기의 최대 수입국은 파키스탄으로 54%를 사들였다. 이어 방글라데시(12%)와 세르비아(4.5%)가 뒤를 이었다.
쑹중핑은 팬데믹이 진정됨에 따라 중국의 무기 수출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면서 많은 중동 국가가 중국산 무기에 더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과 함께 2018∼2022년 러시아의 무기 수출도 그 직전 5년보다 31% 줄어들었다.
SIPRI는 이 기간 중국의 러시아산 무기 수입은 39% 늘어났으나, 2020∼2022년 수입량이 2018∼2020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자국산 첨단 주요 무기의 생산을 늘림에 따라 중국의 러시아산 주요 무기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니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산 무기의 약점을 노출했고 이는 지난 2년간 부분적으로 중국이 러시아산 무기에 대한 수입을 줄인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2018∼2022년 우크라이나가 수출한 무기의 48%를 사들였다. 그중에는 해군 구축함·훈련기·전투기용 가스 터빈과 엔진이 들어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을 작년 대비 7.2% 증액한 약 293조원 규모로 설정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 보고한 올해 예산안에서 국방비 지출을 작년 대비 7.2% 늘어난 1조5천537억 위안(약 293조원)으로 설정했다. 지난 4년간 최대 증액률이다.
중국 국방 예산 증액률은 2019년 7.5%에서 2020년 6.6%로 하락한 뒤 2021년 6.8%, 2022년 7.1%로 잇따라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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