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TV 시장 잡아라"…삼성·LG, OLED TV로 '정면승부'

입력 2023-03-07 06:01
수정 2023-03-07 06:30
"프리미엄 TV 시장 잡아라"…삼성·LG, OLED TV로 '정면승부'

삼성, 10년만에 OLED TV 국내 출시…LG, 올레드 TV 신제품 설명회

OLED TV 화면잔상 '번인' 이슈 재점화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TV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신제품을 나란히 내놓으며 정면 승부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10년 만에 국내에 OLED TV 신제품을 선보이는 데 이어 그동안 '올레드 진영'을 대표해 온 LG전자도 10년간의 노하우가 함축된 신제품을 내놓으며 '왕좌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 삼성·LG, 나란히 OLED TV 신제품 출시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일 네오 QLED 8K, 네오 QLED TV와 함께 차세대 디스플레이 퀀텀닷(QD)-OLED를 적용한 OLED TV를 국내에 출시한다. 같은 날 취재진을 상대로 TV 신제품 체험 행사도 연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OLED TV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북미와 유럽에는 작년 3월 출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3년 OLED TV를 출시했다가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문제로 사업을 접고 LCD TV에 집중했으나 디스플레이 기술이 향상되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출시에 앞서 이재용 회장이 지난달 21일 TV 사업장을 찾아 신제품을 직접 시연해보기도 했다.

이에 맞서 '왕좌 굳히기'에 나서는 LG전자는 다음주 중 올레드 TV 신제품을 출시한다.

오는 8일에는 서초R&D캠퍼스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지난 10년간 올레드 TV 시장을 이끌어온 혁신 기술과 2023년형 신제품을 소개한다. 서초R&D캠퍼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올레드 TV를 론칭한 장소다. 이날 행사에는 올레드 기술 관련 임원이 총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앞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최대 70% 밝아진 올레드 에보와 세계 최초로 4K·120Hz(헤르츠) 영상 전송을 지원하는 무선 솔루션을 탑재, 주변 연결선을 없앤 시그니처 올레드 M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OLED TV 성장세…"올해 출하량 14% 증가 전망"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650만대 수준으로, 이중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382만4천대로 10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LG전자의 점유율은 60% 수준이다.

OLED TV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을 전년보다 14% 증가한 741만대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910만대에서 2027년 1천410만대로 연평균 1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디스플레이의 TV용 화이트올레드(WOLED) 출하량은 760만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출하량은 150만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도 최근 보고서에서 QD-OLED TV의 출하량이 2022년 50만대 미만에서 2025년 13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 OLED TV '번인' 이슈 재점화할까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OLED TV의 '번인(burn in·화면 잔상)' 이슈도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포브스 등 외신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LG디스플레이[034220]가 LG전자 독일법인의 OLED 신제품 설명회에서 북미 IT 제품 리뷰매체 '알팅스'(RTINGS)의 테스트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QD-OLED TV가 번인 현상에 취약하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알팅스는 작년 11월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의 TV를 대상으로 수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기술을 사용한 삼성전자와 소니 TV에서 번인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다만 알팅스의 테스트가 각 TV의 최대 밝기치로 진행되는 만큼 LG 제품보다 훨씬 밝은 삼성전자 제품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은 작년 출시된 65인치 제품이다.

미국 IT 매체 디지털트렌즈는 "모든 OLED TV를 충분히 오래, 세게 누르면 (삼성전자 TV와) 같은 운명을 겪을 수 있다"며 "LG가 번인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발전시켰듯 삼성의 차세대 QD-OLED 패널도 1년 전에 만든 것보다 번인에 덜 취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OLED TV가 번인에 취약하다는 점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OLED TV 사업을 포기한 이후 LG전자 OLED TV의 번인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OLED가 TV에 적합하지 않은 기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삼성은 QD-OLED 기술을 선보이며 기존 OLED의 번인 현상을 개선하고 색상도 더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다고 내세우기도 했다. QD OLED 발광원은 청색 소자로,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하는 LG의 방식과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를 공격할 당시 알팅스를 인용했다는 점을 토대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기술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게 기술 고도화의 과정"이라며 "주요 화두는 아니더라도 알팅스의 테스트가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번인 이슈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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