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바흐무트 인근 다리 폭파"…격전지서 퇴각하나

입력 2023-02-15 11:44
수정 2023-02-15 16:51
"우크라, 바흐무트 인근 다리 폭파"…격전지서 퇴각하나

英가디언 보도…우크라는 "도시 여전히 통제, 퇴각 의도없어"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가 동부전선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맞아 치열한 전투를 계속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인근 다리를 폭파하고 퇴각 준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인근의 다리를 폭파했다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매체가 보도했다.

폭파된 다리는 바흐무트와 그 서쪽에 있는 주요 도시 코스티안티니우카 사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량 폭파가 사실이라면 8개월 이상 바흐무트를 사수해온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서 퇴각할 준비를 하는 징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바흐무트에서 퇴각할 의도가 없다며 이런 해석을 일축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군이 바흐무트를 점령하게 되면 수개월 간의 고전을 만회함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다른 주요 도시들로 진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바흐무트를 둘러싼 양측의 전투는 지난해 6월 시작됐으며, 러시아가 도시 점령을 위해 엄청난 전력을 쏟아부으면서 이번 전쟁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장 중 하나가 됐다.

봄철 대공세를 준비하는 러시아는 새로운 서방 지원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기 전에 입지를 다지기 위해 이미 모든 전선을 따라 새로운 공세를 시작했다고 우크라이나와 서방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 대국민 연설에서 "전선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더 그렇다"고 시인했다.



러시아는 특히 이달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최대 병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바흐무트의 북쪽과 남쪽 지역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추가 병력을 끊임없이 투입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을 압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의 바후무트 공격은 무자비하기로 악명높은 민간 용병단체 '와그너 그룹'이 주도해 왔다.

와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그러나 "바흐무트 전투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점점 더 많은 예비군을 투입하며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조만간 승리를 축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무트에 주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스보보다'(자유) 대대 지휘관도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도시 대부분, 특히 중심부는 완전히 우크라이나군의 통제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공격에서 지난 하루 이틀 동안 점진적인 진전을 이뤘지만 바흐무트가 무너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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