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해운 운임, 팬데믹 전보다 낮아질 듯…해운업 대침체 가능"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 대 호황을 누렸던 세계 해운업계가 운임 하락으로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리스는 자체 집계한 화물 운임 지수를 근거로 해운 운임이 팬데믹 이전 수준 아래로 떨어지거나 기껏해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년간 (해운업의) 수익성이 상당히 조정될 것"이라며 해운업계에 '대 침체'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덴마크의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 그룹과 이스라엘 해운선사 짐(ZIM) 등 대형 해운회사들은 운임 하락과 공급 과잉의 압박을 받으면서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세계 해운사들은 작년 3분기에만 589억 달러(약 75조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이 이익으로 화물 처리 가능 용량을 늘리고 신규 선박을 구매하는 데 써 왔다.
그러나 운임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수출 호황이 점차 사라지면서 주요 해운사들은 이제 용량 과잉 문제를 겪게 됐다.
머스크는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최대 2.5%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해운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이미 운항 속도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면 선박을 아예 유휴 상태로 놀려야 할 수도 있다.
용량 과잉 문제로 운임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해운사들은 선박을 놀리거나 운항 속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바클리스는 실제로 최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선박 유휴와 저속 운항이 운임 하락을 막는 데는 제한적인 성공을 거뒀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해운 운임 하락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문제 해결에는 희소식이 될 수 있지만, 경기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왔다 갔다 하는 해운업계에는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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