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美재무 "중국, 잠비아 부채 구조조정 지원에 속도내야"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아프리카 빈국 잠비아의 국가부채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미국과 채권자인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또다시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중국이 정말 협상테이블로 나올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포괄적으로 참여하고 시의 적절히 움직이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게 정말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류허 중국 부총리와의 회담 등 수 차례 대화를 통해 힘을 얻었다면서 "(중국이) 이 문제를 이해하고 있으며, 더 빠른 진전을 위해 일할 의지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잠비아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국가 디폴트에 빠졌으며, 최대 170억 달러(약 21조5천억원)에 달했던 대외부채의 3분의 1 이상을 중국 측에 빚지고 있다.
잠비아 문제는 채무 구조조정을 위해 주요 20개국(G20)이 합의한 '공동 프레임워크'의 중요한 시험대로 꼽힌다.
이에 따라 서방 채권국들과 중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지난해 6월 첫 회의 이후 진척이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재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세계은행 등 다자개발은행들이 채무조정 과정에서 손실을 떠안기를 원하는 중국 측 입장과 달리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에 이러한 요구를 할 경우 이들 국제기구의 입지와 능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최근 지적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지난달 잠비아 방문 당시에도 중국이 합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이에 잠비아 주재 중국대사관이 반박 성명을 내기도 했다.
옐런 장관은 이달 하순 인도 벵갈루루에서 잠비아 등 개발도상국 부채 문제를 논의할 포럼이 열릴 예정이라면서, 여기서 중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여하는 G20의 부채 구조조정 관련 원탁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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