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삼성전자, '인위적 감산' 언급없어 주가 3.63% 하락(종합2보)

입력 2023-01-31 15:43
[특징주] 삼성전자, '인위적 감산' 언급없어 주가 3.63% 하락(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홍유담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시장이 기대하던 '인위적 감산'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자 31일 주가가 3.6% 이상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63% 하락한 6만1천원에 마쳤다.

주가는 삼성전자 컨퍼런스 콜이 시작되기 전인 장 초반에는 1% 미만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사업 방향이 전해지면서 낙폭이 커졌다.

앞서 증권가와 반도체 업계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투자 축소 및 감산에 대한 입장 변화에 주목해왔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투자 축소와 감산 계획을 묻자 "올해 시설 투자(케펙스·CAPEX)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을 언급하지 않자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업계 1위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서면 업황 반등 가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감산에 동참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이전의 기조를 유지한 것 같지는 않다"며 "콘퍼런스 콜에서 재고 손실 평가를 언급했고 '단기 구간 의미 있는 규모의 비트(반도체 단위)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어느 정도 감산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천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95% 줄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 대에 그친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여 만이다.

특히 작년 4분기 반도체를 담당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이 2천70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6.9% 급감했다. 통상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이 적자를 겨우 면한 성적을 내면서 충격을 키웠다.

이 센터장은 "그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많이 올라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 것도 이날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현재 반도체 업황이 최악이므로 올해 1분기 실적도 굉장히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재고가 줄면 시장은 또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것"이라며 라며 "1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업황과 주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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