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규모 사이버 공격받는 우크라 "사이버 유엔 만들자"
통신보호국 대표 제안…"사이버 공격, 재래식 공격보다 더 강해질 것"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기간시설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단일 국제조직인 '사이버 유엔' 창설을 제안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별 통신·정보 보호국(SSSCIP) 대표 유리 시홀은 이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의 미래와 사이버 세계, 그리고 실제 세계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사이버 공간 내 국가연합인 사이버 유엔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주요 기간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사이버 공격을 병행함에 따라 위협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단일 글로벌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사이버 공격은 재래식 공격만큼 강력해지거나 심지어 더 강력해질 것"이라면서 "사이버 공격의 결과는 우리가 그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정도로 매우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시홀은 사이버 유엔 창설 가능성과 관련 "미국을 비롯한 파트너들이 새로운 기술 활동을 안전하게 조정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데서 우리와 의견을 같이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사이버 조정관으로 일했던 크리스토퍼 페인터는 "위협 수준을 고려할 때 협력과 집단적 대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사이버 공격 대응에서) 전례 없이 많은 국가의 참여와 협력을 유도했다"고 말했다.
SSSCIP와 우크라이나 경제안보위원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는 물리적 공격과 함께 가해진 우크라이나의 주요 기간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와 은행 웹사이트, TV 방송국, 시정부 웹사이트 등이 잇따라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우크라이나 원자력기구가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점령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 위험 정보를 공개한 날 이 기구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컴퓨터비상대응팀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내 조직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 2천 건 이상을 추적했는데, 그중 대다수가 민간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홀은 "올해에도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횟수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면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국가 운영에 가장 중요한 주요 기반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 러시아의 전쟁 범죄 규명 노력의 하나로 러시아 해커에 의한 우크라이나 주요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 증거도 수집해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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