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우리금융에 일침…"소송 논의 부적절…굉장히 불편"

입력 2023-01-05 18:16
금융위원장, 우리금융에 일침…"소송 논의 부적절…굉장히 불편"

"라임펀드 사태 반성·개선 노력이 문제의 핵심"

"부동산 연착륙 중요…전세대출 지원책 마련할 것"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5일 탄력점포를 운영 중인 중구 KB국민은행 남대문종합금융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의 중징계안에 대해 소송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 이 이슈(손태승 회장 중징계)의 핵심은 이를 계기로 어떻게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좀 더 정직하게 대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며 "이런 사고가 나왔을 때 이사회와 조직이 나서서 반성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사고를 낸 쪽에서 이 사고와 관련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게 있느냐"라고 지적하면서 "그런 것을 하지 않고 자꾸만 소송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한 대응 방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 정도 사고(라임펀드 사태)가 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제도를 바꿀지,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등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을 굉장히 불편하게 느낀다"며 "그것은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가 확정된 이후에도 향후 거취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날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은 향후 새 회장을 선출하는 절차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오는 18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임추위가 본격 가동되면 손 회장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민은행의 한 지점에서 직원 배임으로 120억원 규모의 '서류 조작' 대출 사건이 발생하는 등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의 대책을 묻자 김 위원장은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이 있고, 조직 문화로 해결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났다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지 내부통제 개선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등의 리스크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금융 안정 차원에서도 부동산 연착륙이 중요하다"며 "시장에서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가 돌아오는 것들에 대해 괜찮은 것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토부와 협의해서 어려움을 잘 넘길 수 있게끔 작업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세대출과 관련한 금융당국 지원책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 미리 정해놓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을 지키되, 국토부에서 내놓은 여러 부동산 대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무보고 시기쯤에는 방향성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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