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우크라 분쟁 장기화…종전시기 전망 의미없어"
"우크라 평화협상 조건은 헛소리"…젤렌스키 대러 요구 비난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 분쟁이 장기전 성격을 띠어가고 있으며, 현재로선 어떠한 종전 시기 전망도 의미가 없다고 미하일 갈루진 러시아 외무차관이 26일(현지시간) 밝혔다.
갈루진 차관은 이날 자국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 종료 시점에 대한 어떠한 전망도 무의미하다"면서 "군사적 대립이 장기전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새로운 영토(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와 크림을 수복하는 '우크라이나의 무조건적 승리'를 이루려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서방은 우리(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복구 비용을 대고 복구 작업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를 상대로 한)'전범재판'도 추진하려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지도부를 기소하고 책임을 물으려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논리에 따르면 러시아가 해방한(점령한) 지역에서 물러나고 모든 파괴된 것들을 복구하고 복구 비용을 대며, (관련자들이) 투옥되고 나면 우크라이나인들이 평화협상에 복귀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같은 헛소리는 대통령이 안되고 코미디언으로 있었다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자신도 비웃었을 내용이다. 그러한 사전 조건은 건설적 대화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 전제 조건으로 러시아가 지난 2월 침공 이후 점령하고 병합을 선포한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의 우크라이나 영토는 물론 지난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도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내 시설 복구와 전쟁 책임자 처벌 등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10개 항의 평화협상 조건을 제시했다. 여기엔 ▲ 핵 안전 ▲ 식량안보 ▲ 에너지 안보 ▲ 포로 석방 ▲ 유엔 헌장 이행 ▲ 러시아군 철수와 적대행위 중단 ▲ 정의 회복 ▲ 환경 파괴 대처 ▲ 긴장 고조 예방 ▲ 종전 공고화 등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거나 적어도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이려는 의사를 보일 때만 평화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점령지 반환 등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하며, 현 상태에서 평화협상을 시작해 러시아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안전보장 방안 등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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