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G20, 안보보다는 사회 경제 현안에 집중해야"

입력 2022-11-14 10:45
러시아 "G20, 안보보다는 사회 경제 현안에 집중해야"

러 외무장관 "서방, 동남아 군사화하려 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이틀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안보 문제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시급한 사회 경제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G20 정상회의가 사회 경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요구받는다는 것을 확신한다"라며 "가상의 위협이 아니라 실제적인 위협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기 위한 자리로 만들려 한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서 세계 식량·에너지 위기에 대해 논의할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에너지 위기가 생겼다며 러시아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러시아는 G20 정상회의의 탄생 이유가 전 세계 사회 경제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평화와 안보 문제로까지 의제를 확장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G20 정상회의에서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을 침범하는 것이며 G20에 대한 신뢰와 협력 분위기를 해칠 것이라고 했다.

또 식량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는 서방이 러시아산 비료와 에너지 수출을 차단해 생긴 문제라며 서방 국가로 비난의 화살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신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7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13일 밤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발리로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동남아시아를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아시아 태평양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이익을 억제하기 위해 이 지역을 군사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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