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H-20' 공개 임박했나

입력 2022-11-12 14:54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H-20' 공개 임박했나

인민해방군 공군 지휘관들, 주하이 에어쇼서 'H-20' 언급

시진핑의 '강력한 전략적 억지 시스템' 지시와 맞물려 주목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집권 3기를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력한 전략적 억지 시스템' 구축을 천명한 상황에서 중국이 조만간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훙(轟·H)-20'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인민해방군 간부들이 무기체계의 업그레이드를 약속함에 따라 H-20 스텔스 폭격기의 출시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고위급 간부들은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주하이 에어쇼)에서 '강력한 전략적 억지 시스템' 구축을 주문한 시 주석의 지시에 부응하기 위해 군이 무기 시스템을 지속해서 현대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중국 최대 에어쇼인 주하이 에어쇼는 지난 8일 광둥성 주하이에서 개막했다.

자즈강 인민해방군 공군 부사령관은 주하이 에어쇼에서 H-20 폭격기의 개발 일정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공군은 제20차 당대회 보고에서 제시된 '강력한 전략적 억지 시스템' 구축 목표에 부응하기 위해 공중 방어·공격 작전에서 전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우자오샤 인민해방군 공군 장비국장도 H-20 폭격기 개발 상황에 대해 "지난 10년간 그랬던 것처럼 공군의 무기 현대화와 대체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중국군은 세계 최고의 군대가 되려는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해방군 공군 지휘관들의 이런 발언은 시 주석이 세 번째 임기를 확정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보고를 통해 인민해방군에 대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가 되기 위한 훈련과 새로운 전략 수립을 주문한 직후 나왔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인민해방군 공군 지휘관들의 주하이 에어쇼 발언에 대해 H-20 스텔스 폭격기의 공개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의 군사전문가인 쑹중핑(宋忠平)은 "중국이 가까운 장래에 H-20 폭격기를 운용할 계획을 세웠다는 강력한 함의가 내포됐다"고 분석했다.

쑹중핑은 또 H-20 폭격기 운용이 시 주석이 제20차 당대회 보고를 통해 언급한 '강력한 전략적 억지' 구축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해석했다.

그는 "H-20 폭격기 운용은 인민해방군이 3대 핵전력, 즉 공중·지상·해상 기반 핵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한 공군의 기술적인 요구사항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항속거리가 8천5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H-20 폭격기는 중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다.

중국은 미국의 차세대 장거리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에 대항하기 위해 H-20 폭격기를 개발 중이다. 중국은 2016년 H-20 폭격기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의 차세대 군용기인 '20' 시리즈의 완결판인 H-20은 최대 이륙중량 200t, 최대 적재중량 45t에 J-20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비롯해 LS 계열 핵폭탄, DF-10 계열 탄도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 대형 수송기인 '윈(運·Y)-20', 중형 수송 헬기인 '즈(直·Z)-20' 등을 잇달아 실전에 배치한 바 있다.

중국이 장거리 은밀 침투 능력과 핵무기 운용 능력을 갖춘 H-20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실전 배치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력 투사 능력에 대항하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H-20 폭격기의 성능은 미국의 B-21 폭격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B-21 레이더의 항속거리는 1만4천㎞ 안팎에 달한다. 미국 본토에서 이륙한 B-21 폭격기는 중간 급유 없이 은밀하게 침투해 중국 북동부까지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은 오는 12월 2일 B-21 레이더를 제한된 인원에게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달 22일 폐막한 20차 당 대회와 10월 23일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통해 세 번째 집권과 함께 1인 장기집권 체제를 열었다.

시 주석은 1중전회에서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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