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누른' 싱가포르, 증시도 선진국 중 유일하게 상승

입력 2022-10-06 17:01
'홍콩 누른' 싱가포르, 증시도 선진국 중 유일하게 상승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싱가포르가 아시아 금융·무역 허브 경쟁에서 홍콩을 앞서가는 가운데 증시도 올해 선진국 증시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트레이츠타임스 지수(STI)는 올해 들어 1.15% 상승, 선진국 증시 중 혼자 올랐다.

STI는 한국시간 이날 오후 4시 31분 현재 전날보다 0.20% 오른 3,159.61을 나타내고 있다.

STI 포함 종목 가운데 자동차 판매업체인 '자딘 사이클 앤드 캐리지'가 올해 약 72% 급등했으며, 에너지·도시 개발 기업 '셈코프 인더스트리'도 약 53% 뛰어올랐다.

싱가포르 증시 시가총액 1위인 금융회사 DBS 그룹은 약 2.3% 올랐다.

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주가지수는 올해 각국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후퇴 우려 속에 약 22% 빠져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가 코로나19에서 순조롭게 회복하면서 양호한 경기 상황을 타고 STI가 다른 선진국 지수보다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콩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장기간 봉쇄와 출입국 제한 등을 겪으면서 아시아 허브 경쟁에서 싱가포르에 뒤처지고 있다.

또 가치주를 선호하는 금리 인상 환경에서 대체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낮은 금융주가 시가총액의 약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STI에서 비중이 큰 점, 통상 평가가치가 높은 기술주 비중은 다른 선진국보다 작은 점도 STI의 강세 요인으로 꼽혔다.

금융정보 서비스 데일리FX의 대니얼 두브로프스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정책 방향을 전환하지 않는 이상 선진국 증시가 싱가포르 증시를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무역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의 지난달 산업생산이 2020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고 소매 판매도 둔화 조짐을 나타내는 것은 향후 싱가포르 증시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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