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왜 안 낳나?"…인구 위기 중국, 주민에 묻는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인해전술'이 무기였던 중국이 '인구 절벽' 위기에 처하자 결혼과 출산에 관한 대규모 설문조사에 나섰다.
결혼과 출산이 줄어드는 이유를 물어 대책을 세우기 위한 조치로, 최근 몇 년 간 진행된 관련 조사 중 최대 규모이자 가장 포괄적인 설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인구개발연구센터와 함께 최근 현, 구 등 100개 지역 단위에서 20∼44세 2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작했다.
인구개발연구센터는 지난 20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이를 알리면서 "이번 조사는 사람들의 출산 의지와 출산율 기대치 사이에 차이가 벌어지면 그 이유를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낮은 출산율은 건강 상태, 가정의 재정 상황, 사회경제적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설문은 출산 계획과 결혼·가족 구성·아이 양육과 관련한 정책의 문제 등으로 구성되며 응답자들이 바라는 지원책을 묻는다.
중국은 인구 급증을 막기 위해 1978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출생률 저하가 가팔라지자 2016년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했고, 그로부터 5년 만인 작년 5월에는 세 자녀 정책 도입을 발표했다.
지난해 중국의 출생 인구는 대기근 시기인 1961년(949만명) 이후 최소였던 2020년(1천200만명)에서 11.5% 줄어든 1천62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1천14만 명)보다는 많았지만, 인구 자연증가율(0.034%)은 1960년 이래 최저치였다.
이에 따라 인도가 내년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 7월 '세계 인구의 날'에 맞춰 발표된 유엔 '세계 인구 전망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인구는 올해 각각 14억명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인도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유엔은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설 시기를 2027년으로 전망했지만, 4년 앞당겨졌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중국 경제가 직면할 가장 심각한 위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 각 지방 정부에 이어 중앙 정부도 각종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 속 치솟는 생활비, 교육비 등에 따라 아직은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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