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바이든 '대만 군사개입' 발언에 위협 안 받아"

입력 2022-09-20 11:28
홍콩매체 "중국, 바이든 '대만 군사개입' 발언에 위협 안 받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만 방어를 위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는 중국의 대만 통일 계획을 변경하지 못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20일 전했다.

베이징 군사평론가 저우천밍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대만 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중국의 최종 결론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중국 지도부, 인민해방군 모두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이 전략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노선을 시험하며 역내 더 많은 긴장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최근 수년간 미군 지휘관들이 인민해방군의 대만 무력 점령 시점에 대해 추측한 것을 지적하면서 이는 모두 중국의 시간표를 알아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대만 문제를 해결할 적절한 시기를 고를 것이고, 미국은 인민해방군의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 푸첸샤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이 '전략적 명확성'으로 바뀐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을 지키겠다는 약속은 대만 독립 세력을 북돋우는 목적도 있다"며 "미군이 억지력을 동원해 인민해방군의 대만 전쟁 준비를 제어하고자 전략을 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인민해방군은 계획을 앞당기거나 연기하도록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대만 통일의 시기와 방법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출신 드루 톰슨 싱가포르국립대 객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군사 계획 역시 미국이 대만 분쟁에 개입할 것이라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방문과 교류를 통해 대만이 비교적 안전한 입장에서 중국과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대만 방어는 그러한 접근에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만 방어를 위한 분쟁은 가설로 남아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만 군사 전문가 루리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전략적 억지력의 사례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만 전쟁에 대처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분석했다.

청몽 와세다대 부교수는 "우크라이나와 대만 두 전선에서 싸우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기에 미국은 어떠한 전쟁의 발발도 억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중국의 계산이 국내 정치적 필요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의 억지력을 매우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 CBS '60분'에서 중국의 침공 때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물음에 "사실,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을 여러 차례 거론한 바 있다. 처음에는 실언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점차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하는 발언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