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밀 재배국 인도, 폭염에 생산 급감하자 수입 검토

입력 2022-08-21 13:50
세계 2위 밀 재배국 인도, 폭염에 생산 급감하자 수입 검토

밀 재고량 13년 내 최저…가격 안정하기 위해 밀 관세 폐지 검토

전 세계 밀·쌀값 상승으로 확산 우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양의 밀을 재배하는 인도가 폭염으로 밀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인도 정부가 밀 수입을 위한 관세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21일 뉴스18 등 인도 매체와 외신 등을 종합하면 인도 정부는 밀 수입을 늘리기 위해 현재 40%인 밀 수입 관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밀 수입을 검토하는 것은 지난 3월 1901년 이래 최악의 이상 고온에 시달리면서 인도의 겨울 밀 수확이 큰 타격을 받아서다.

인도 정부는 올해 밀 수확량이 당초 추정치보다 약 4% 감소한 1억70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지만, 무역업자들과 제분업자들은 이보다 적은 9천80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인도 정부는 지난 5월 밀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다. 인도는 지난해 약 21억달러(약 2조8천억원)어치인 약 700만t의 밀을 수출했지만, 올해는 수출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수출 금지에도 인도의 밀 부족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인도 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인도의 밀 재고량은 2천664만5천t으로 2009년 8월 이후 최저치다.

밀 재고량이 급감하면서 밀 가격도 계속 뛰고 있다. 인도에서 지난달까지 소매 밀 가격은 11.7% 올랐으며 도매가는 13.6% 뛰었다. 현재 7%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6%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는 급등한 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우선 과제이다.

이처럼 인도 정부가 밀 관세 인하를 통해 밀 수입을 늘리면 국제 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도의 밀 부족은 쌀 부족 현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강우량 부족으로 올해 인도의 쌀 재배 면적도 줄었지만, 인도 정부는 밀 대신 쌀 소비를 독려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쌀 무역의 40%가량을 담당하지만, 인도에서 쌀마저 부족해지면 쌀 수출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 ICICI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사미르 나랑은 "벼 파종이 줄어 곡물 가격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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