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 임금상승률 추월…실질소득 1년여째 마이너스 행진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을 앞지르면서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월간 실질 임금소득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작년 3월 이후 0 미만으로 하락, 현재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장 최근 집계에서 물가를 고려하지 않은 명목 임금소득 상승률은 4.2%를 기록했지만, 실질 기준으로는 -4.4%로 떨어졌다.
앞서 2020년 4월과 5월에 임금소득이 7% 이상 오를 정도로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기에 낮은 인플레이션과 지출 감소가 더해지면서 직장을 가진 미국인들의 지갑 사정이 나아졌다.
지난 1년 동안에도 매월 4%가 넘게 명목 임금소득이 오르면서 코로나19 이전 상승률 수준을 상회했다.
그러나 40여 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물가 상승세로 인해 임금 증가의 효과가 사라졌고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소비도 지난 1년간 증가했으나, 물가 영향을 고려한 실질 소비는 감소했다.
물가가 오르면서 명목상 지출은 늘어났지만, 실제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 중 하나인 휘발유의 경우 가격은 60% 올랐으나 주유소 매출은 5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겉으로 드러난 판매는 많이 늘었지만, 실제 미국인들의 자동차 주행·여행은 줄었다는 것이다.
실제 연방도로청(FHA)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내 자동차 주행거리는 지난해 동기보다 1% 늘어났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적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크게 줄었던 외식비용 지출은 지난달 14% 늘어 8% 미만인 외식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WSJ은 작년 초부터 월간 소매판매가 코로나19 이전보다 약 30% 증가했지만, 물가를 고려한 실질 상승률은 15% 정도에 그쳤다면서 임금 상승과 지출 증가에도 실제 미국인들의 소비는 큰 변동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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