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장 "한중관계 현실적 도전 직면"
"외부간섭 배제하고 건강하고 안정적 발전 추세 유지해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에 대해 "양국 관계가 발전 기회를 맞이한 동시에 현실적인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15일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동남아 5개국 순방을 마친 뒤 중국 관영매체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국과 호주 등 새 정부 외교장관과 첫 대면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왕 부장은 먼저 "중국과 한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자 분리할 수 없는 동반자로, 양국은 기쁨·걱정과 공동의 안보 환경을 갖고 있다"며 "한국의 새 정부 수립 전후 양국 정상이 통화해 양국 관계의 원활한 이행과 양호한 출발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한 관계를 잘 유지하고 안정시키는 것은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양국 모두 손해를 볼 것"이라며 "이것은 지난 30년간 양국 교류의 중요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수교의 초심을 되새기고 정치적 약속을 지키며 호혜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외부세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추세를 유지하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중국 포위에 방점이 찍힌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 새 정부가 적극 동참하고 있는데 대해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7일 발리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방적인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강압과 집단 따돌림이 만연한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평화, 발전, 공평, 정의, 민주, 자유라는 전 인류 공동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對) 중국 압박의 부당함을 강변하면서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이 자유와 인권 수호 등 '가치 외교' 기조를 강조한 데 맞대응하듯 중국이 생각하는 '인류 공동의 가치'를 거론한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 주장하는 '가치'만이 인류보편의 가치일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
왕 부장은 또 "양국은 이미 달성한 공감대와 이해를 견지하고, 상호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미·중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했던 이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기를 바라는 의중도 드러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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