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무기 경쟁, 오판과 보복 공격 위험 높여"

입력 2022-07-10 11:34
"극초음속 무기 경쟁, 오판과 보복 공격 위험 높여"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 중국, 러시아 간 극초음속 무기 경쟁이 벌어지면서 오판과 보복 공격의 위험이 커진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10일 전했다.

최대 속도가 마하 5(음속의 5배)를 넘는 극초음속 무기는 워낙 빠른 데다 저고도로 날 수 있어 현재 미사일 방어 체계로 요격이 어렵다.

핵무기 못지않게 적에 대한 억지력이 있어 군사 안보 질서와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 불린다.

현재 극초음속 무기 개발과 배치 경쟁에서는 러시아, 중국이 앞서가고 미국이 이를 쫓아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티모시 히스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 경쟁의 주된 이유는 억지 목적"이라며 "현재 이를 막을 방어 체계가 없기 때문에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나라를 억지하고자 자신들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나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공격은 이를 방어하는 나라들의 보복 공격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들 미사일은 극도로 빠르고 격추할 수 없기에 어떤 나라가 오판해 그런 미사일 중 하나를 발사할 경우 보복 공격을 부를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 그 동맹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모두가 긴장 완화와 위기관리 구조를 개선할 방법을 반드시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맬컴 데이비스 박사는 "우리는 극초음속 무기 경쟁의 시작을 목도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미사일 방어 기술을 개선할 방법이 있었으나 극초음속의 경우 선제공격의 싸움이 될 수 있다. 먼저 쏘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군사정보 컨설팅업체 IHS 제인의 리즈완 라맛 국방안보 분야 선임 연구원은 극초음속 무기의 확산은 현대전의 속도를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장 부대들이 극초음속 무기 배치 가능성에 더 빨리 대응하도록 전술이 바뀌고 있다"며 "또한 이러한 무기들을 더 잘 탐지해낼 수 있는 안정적인 위성 기술과 고출력 센서 개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5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쟁에서 처음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한 나라가 됐다.

당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지방군사령부는 러시아 전투기에서 발사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3발이 관광시설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킨잘은 마하 12의 속도로 2천㎞ 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외 마하 20의 '아반가르드' 미사일도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마하 10의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을 실전 배치했고, CH-AS-X-13라 불리는 대함 미사일 배치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비해 미국은 지난 5월에야 극초음속 무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 공군은 5월 14일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에서 전략폭격기 B-52H가 AGM-183A 공중발사 신속대응 무기(ARRW)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마하 20의 'AGM-183A ARRW'는 미국이 실전에서 운용할 수 있는 최초의 극초음속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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