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무역적자 103억달러 역대 최대…6월 수출증가 16개월만 한자리(종합2보)

입력 2022-07-01 11:38
수정 2022-07-01 11:41
상반기 무역적자 103억달러 역대 최대…6월 수출증가 16개월만 한자리(종합2보)

수출보다 수입 증가폭 커…무역수지 석달연속 적자, 2008년 금융위기후 14년만

6월 조업일수 감소-파업 등에 자동차 수출↓…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서 대책 논의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우리나라의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웃돌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수출은 역대 최대였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 무역적자를 보였다.

또 6월에 무역적자를 보여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석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6월에는 수출 증가율이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수출입 통계를 발표했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5.6% 증가한 3천503억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천606억달러였다. 상반기 교역액은 20.7% 증가한 7천110억달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약 13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의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1997년의 91억6천만달러였다.

상·하반기를 통틀어 반기 기준으로는 1996년 하반기의 125억5천만달러 적자가 최대 규모다.



수출액은 올해 들어 모든 월이 해당 월의 역대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3월과 5월은 각각 월간 기준 1위, 2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수출액은 지난해 하반기(3천412억달러) 기록을 뛰어넘으며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14대 품목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바이오, 이차전지 등 6개 품목은 역대 상반기 1위의 실적을 보였다.

반도체는 높은 수준의 수요가 유지됐고 석유제품·철강은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단가가 상승했다.

농수산식품 수출도 기존 주력 시장인 중국·아세안에 더해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 시장까지 고르게 증가하며 7년 연속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받은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주요 8대 지역이 증가했으며 이 중 4대 주요 시장인 중국,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인도는 역대 상반기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은 수출액보다 많은 3천606억달러를 나타냈다.

특히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400억달러 이상 증가한 879억달러로 집계돼 무역적자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87.5% 급증한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철강·비철금속 수입액이 늘고 전쟁·화재 등의 악재로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올라 수입액이 커진 것도 무역적자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6월 무역수지는 24억7천만달러 적자를 보여 4월부터 석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석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수출은 5.4% 늘어난 577억3천만달러, 수입은 19.4% 증가한 602억달러였다.

조업일수 감소(2일)와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에도 수출액은 역대 6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 증가율은 20개월 연속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20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한 것은 역대 3번째로 긴 기간이다.



품목별로 보면 15대 품목 중 6개 품목은 증가하고 9개 품목은 감소했다.

반도체·석유제품·철강·바이오헬스 등은 6월 기준 역대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석유제품은 54억8천만달러로 81.7%나 증가했다.

반면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생산·출하에 차질을 겪은 자동차와 일반기계는 2.7%, 11.7% 각각 줄었다. 선박도 36.0% 줄었고 가전은 15.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미국·인도에 대한 수출이 역대 6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CIS는 44.6% 줄어 넉달 연속 감소세가 지속됐다. 또 중국이 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품목 수출 증가에도 국내 물류 차질과 중국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소폭(-0.8%) 감소했고 중남미는 8.3% 줄었다.

전반적인 수출 증가세에도 에너지·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은 더 크게 늘었다.

공급 불안정성 심화로 높은 수준의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지속되며 지난 3월부터 넉달 동안 수입액은 60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



특히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137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63.6% 급증했다. 석탄의 경우 수입액이 28억5천만달러로 190.8%나 늘었다.

또 산업 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 수입도 38.8% 늘었다.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최근 무역적자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여름철 에너지 수요 확대와 고유가 추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무역수지 적자 지속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 산업과 무역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 정부 부처가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수출 활성화 대책을 논의한다"면서 "아울러 이달 중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물류·마케팅, 규제개혁 등을 다각도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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